백낙청 ‘창비’ 떠난다… 새 편집인은 내년 초 발표

입력 2015-11-23 18:31

백낙청(77·사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창비를 떠난다.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28세 때 서울대 교수 신분으로 1966년 계간 문예지 ‘창작과 비평’을 창간한 지 50년 만이다.

창비는 25일 열리는 문학상 통합 시상식에서 백 교수가 폐회 인사를 통해 편집인 퇴임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백 교수는 이 자리에서 짧은 연설을 통해 퇴임의 변을 밝힐 예정이다. 조만간 출간되는 계간지 겨울호에도 백 교수의 퇴임사가 실린다.

창비 관계자는 “내년 창비 50주년을 맞아 오래전부터 백 편집인이 퇴임을 계획하고 있었다”며 “따로 식을 마련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올해 자사의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서도 은퇴 계획을 비친 바 있다. 퇴임 이후의 계획과 관련해서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글을 쓰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백 교수의 뒤를 이을 창비의 새로운 편집인은 내년 초쯤 발표될 예정이다.

백 교수는 한국 문학의 기지이자 한국 출판의 중심이 된 창비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문학에서 창비는 문학동네와 함께 ‘문학권력’이라고 불릴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보유했으며 단행본 분야에서도 인문서, 교양서는 물론 청소년문학, 아동문학까지 두루 아우르며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생산했다.

백 교수는 지난 8월 표절 논란을 일으킨 소설가 신경숙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면서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신경숙 단편의 문제된 대목이 표절 혐의를 받을 만한 유사성을 지닌다는 점을 확인하면서도 이것이 의도적인 베껴쓰기, 곧 작가의 파렴치한 범죄행위로 단정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고수해 왔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