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安邦)보험은 지난 9월 동양생명을 사들여 한국 금융업에 진출하더니 최근에는 미국 보험사 피델리티앤드개런티라이프(FGL) 인수를 결정했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자회사를 통해 미국 반도체회사 샌디스크를 우회 인수해 삼성전자 추격에 나섰다. 이처럼 중국은 무서울 정도로 왕성하게, 전방위적으로 ‘기업 사냥’을 벌이고 있다.
IBK투자증권 박옥희 연구원은 23일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기업·개인이 어디에 관심이 있는가는 ‘돈이 되는가’와 ‘안 되는가’의 기준이 되고 있다”며 지금 중국이 관심 가지는 영역을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중국 기업들의 주된 사냥 대상은 반도체, 자동차, 의료장비, 제약, 바이오테크 관련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두 세계 수출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아직 크게 낮은 업종들이다. 이 분야 선진기술과 시스템을 얻기 위해 중국이 선진국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분야는 샌디스크 인수로 이미 선두기업(삼성전자) 따라잡기가 시작됐다.
차이나머니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도 힘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차이나머니의 유출입이 자산가격의 등락으로 이어지니 그 움직임에 세계 투자자들이 주목할 수밖에 없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해외주식 투자는 늘고 있지만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은 약해지고 있다. 중국 국내적격기관투자가(QDⅡ) 투자금액에서 한국 주식은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5∼6%였으나 이후 급격히 줄어 올해 2분기에는 1.6%까지 축소됐다. 반면 중국인들이 한국 채권은 꾸준히 매수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 중국인 보유 토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많은 돈을 쓰는 산업 중에서 성장성이 가장 돋보이는 산업은 인터넷(전자상거래·게임·광고·결제 등)이다. 특히 전자상거래의 강한 성장세는 지난 11일 광군제(光棍節·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중국 최대 업체 알리바바가 거둔 막대한 매출액(16조5000억원)으로 확인됐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차이나머니, 왕성한 ‘기업 사냥’… 반도체·자동차·제약 등 전방위적으로 영역 확장
입력 2015-11-23 2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