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호에 바닷물을 유통시키는 문제를 놓고 전북 지역이 또 다시 들썩이고 있다. 지난 11년간 2조4000억원의 돈을 쏟아 부었는데도 수질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최종적으로 해수를 유통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음 달 열리는 제4기 새만금위원회에서 이 문제가 집중 논의될 전망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23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12월 4일 열리는 제4기 새만금위원회에서 새만금호 수질에 대한 중간평가 결과가 발표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간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새만금호 수질관리계획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날 ‘담수화 고수냐’, ‘해수유통 전환이냐’에 따라 향후 새만금 내부개발의 방향과 속도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당초 회의를 오는 26일 열 예정이었으나, 8일 뒤로 연기한 배경도 주목된다. 현재 새만금호에는 2곳의 배수갑문을 통해 서해 바닷물이 드나들고 있으나, 2020년부터는 해수유통이 차단돼 완전 담수화가 실시된다.
새만금 수질개선사업에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조4000억원이 투입됐지만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지난달 말 현재 새만금호의 평균 수질은 화학적산소요구량(COD)과 총질소(T-N) 수치가 평균 5급수 수준이다. 새만금호의 13개 수질측정지점 가운데 새만금호 중간 수역의 6개 지점은 6급수 이하다. COD 기준 수질은 2000년 만경강 3.4ppm, 동진강 1.7ppm이었으나 2010년 만경강 5.6ppm, 동진강 6.1ppm로 악화됐다. 그리고 2015년 만경강 10.9ppm 동진강 11.1ppm으로 더욱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놓고 환경단체들은 “새만금호 목표 수질 달성은 불가능하다”며 정부와 전라북도에 ‘해수유통을 통한 새만금의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도내 27개 시민사회단체는 “새만금호의 완전 담수화를 진행하면 추가적인 수질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며 “의미 없는 담수화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시화호처럼 해수유통을 통해 수질과 생태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도는 시기상조라며 해수유통론을 반대하고 있다. 전북도는 “상류 하천의 수질이 개선되고 있고 호수 내 정비사업도 추진되고 있는 만큼 수질개선만으로 농업용지 4등급, 도시용지 3등급의 수질을 확보할 수 있다”며 “시간을 갖고 더 기다려 달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2011년 새만금호 목표수질을 도시용지 3등급과 농업용지 4등급으로 제시하면서 2015년 중간평가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서로의 입장이 크게 달라 중간평가 결과에 상관없이 적잖은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새만금호 “해수 유통” “더 기다리자” 공방… 수질개선에 11년간 2조4000억 쏟아붓고도 5급수
입력 2015-11-23 18:46 수정 2015-11-23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