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힐스테이트 강남 전쟁… “벨트 구축” 특명

입력 2015-11-24 04:04



서울 강남권에 ‘브랜드 아파트 벨트’를 조성하기 위한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향후 강남권에 꾸준히 재건축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업 수주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서울의 ‘노른자 땅’에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면 아파트 브랜드 홍보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우선 건설업계의 양대 산맥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은 강남구에 ‘힐스테이트 타운’을 세우려는 태세다. 이미 강남구에는 현대건설의 모그룹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사들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중심으로 힐스테이트 1·2단지와 반포 힐스테이트가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최근 현대건설이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포주공 8단지 공무원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개포주공 1·3단지 사업도 따냈다. 또 현대건설은 반포권, 대치권의 재건축 사업 수주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에 향후 강남구 삼성동·반포동·개포동 일대에 1만2000가구에 달하는 힐스테이트 단지가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은 서초구 삼성사옥과 가까운 서초우성 1·2·3차를 수주한 데 이어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서초 무지개아파트와 신동아아파트 시공권을 노리고 있다. 이들 단지까지 수주에 성공하면 서초에만 5000가구에 달하는 ‘래미안 타운’이 만들어지게 된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 9월 3000가구 규모의 신반포통합재건축 사업권을 얻기도 했다.

이밖에 올해 재개발·재건축 수주 실적 1위를 기록한 GS건설은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두고 삼성물산과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GS건설은 무지개아파트에 이어 신동아파트 재건축 사업까지 따낸다는 방침이어서 삼성물산과 정면승부가 예상된다.

지난해 공공택지 개발계획이 중단되고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완화되면서 이후 각 건설사들은 재건축 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서울 강남권은 만성적으로 새 아파트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건설업계가 재건축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서울의 아파트는 총 154만9700가구다. 강남3구 내 아파트가 32만9500가구로 전체의 21%를 차지한다. 서울 아파트 5개 중 하나는 강남권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강남권은 노후 아파트 비중이 높다. 전체 아파트 중 노후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송파구가 39.23%로 서울 개별 구 가운데 최고로 집계됐다.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각 37.99%, 34.78%로 서울 평균 22.24%를 훌쩍 뛰어넘는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은 주거 수요에 비해 공급이 항상 부족한 지역”이라며 “향후 지속적으로 나올 재건축 물량을 선점해 브랜드 벨트를 넓히려는 업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