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前 대통령 서거] “민주투사 YS는 야당의 뿌리… 박근혜 정부 독재회귀 보는 듯”

입력 2015-11-23 21:57
새정치민주연합은 서거한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민주투사’ 면모를 집중 부각시켰다. 김 전 대통령이 바로 ‘야당의 뿌리’라고 극찬하면서 박근혜정부를 YS가 저항했던 ‘독재정권 회귀세력’으로 규정하기 위한 포석이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23일 주승용 최고위원이 대독한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김 전 대통령은 평생을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에 맞서 싸운 민주 투사였다”며 “퇴임 이후에도 민주주의의 퇴행을 걱정하셨고, 스스로 그 어떤 형태의 독재와도 결코 타협하지 않았던 진정한 민주주의자였다”고 극찬했다. 반면 현 정부를 향해선 “독재정치의 회귀를 보고 있다”며 정부의 지난 14일 광화문시위 진압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등을 비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한국에는 통치가 있을 뿐이고 정치가 없다. 정치가 없는 곳에 민주주의는 없다’고 했던 YS의 생전 발언을 소개하며 “최근 박근혜정권에서도 그런 예감이 든다”고까지 했다.

제1야당 ‘투 톱’이 YS 서거 바로 다음날 이처럼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낸 것은 자신들이야말로 민주투사 YS의 적통임을 내세워 대여 투쟁에 나서기 위한 여론전 차원으로 해석된다.

최고위에서는 ‘YS의 정치적 아들’을 자임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향한 비판도 쏟아졌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역사왜곡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현재의 여당 대표가 과연 YS의 정치적 아들이라 자처할 수 있는지 한번 돌아볼 일”이라며 김 대표를 정조준했다. 문 대표도 “독재를 찬양하면서도, 독재와 맞섰던 YS의 정치적 아들을 자임하는 이율배반의 정치를 보고 있다”고 했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YS 말을 가슴에 새기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YS를 야권의 뿌리로 각인시키기 위한 노력을 병행했다. 당 ‘창당 6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위원장인 전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신민당 총재로서의 민주화 업적에 대한 평가를 좀 더 상세하게 기록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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