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테러, 광화문광장 시위 등 곳곳에서 분열과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양국의 신학자들이 ‘화해’를 위한 신학적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장로회신학대(총장 김명용)는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길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화해와 연대: 동아시아 공동체를 향하여’라는 주제로 ‘한일 신학자 학술회의’를 진행했다. 장신대 총장 김명용 박사와 일본의 기독교계 종합대학인 세이가쿠인대 총장 시미즈 마사유키 박사가 발제했고, 최윤배 장신대 교수와 마츠모토 슈 세이가쿠인대 교수가 논찬자로 나섰다.
‘온 신학의 평화신학’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김 박사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세계는 평화의 중요성을 실감했다”며 “시리아 난민 사태, 북한의 핵무기 개발, 미·중 지배권 갈등 등 위험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하나님의 백성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어 “그리스도의 죽음에는 원수가 친구 되고 화해의 공동체를 만드는 신비가 숨어있다”며 “평화는 하나님 통치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하나님의 통치가 실현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개인의 변화에 힘을 쏟아야 할 뿐만 아니라 세상의 구조를 변혁시키기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5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평화를 세우는 방법은 결코 무력이 아니다”라면서 “‘정의, 이웃 사랑, 원수 사랑, 대화와 설득, 평화를 위한 기도’를 통해 평화의 길을 가야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참된 평화의 길은 무력이 아닌 대화와 설득의 길”이라며 “적을 적으로 보는 한 진정한 대화는 불가능하고 참된 화해의 가능성도 차단된다”고 덧붙였다.
시미즈 박사는 ‘화해와 연대: 일본의 철학적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시미즈 박사는 “일본은 한국과 달리 크리스천 수가 전체 인구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세계의 정치적 위기가 상당부분 종교적 분쟁과 결부됐다는 인식 때문에 개신교 등 일신(一神)교에 대한 혐오의 감정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사상사의 특징인 ‘상대주의’를 실천적으로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경파괴와 빈곤화 등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어떻게 해결할지 함께 모색해 나갈 때 연대와 공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한·일 신학자, 화해와 연대 위해 머리 맞대다… 장로회신학대 학술회의
입력 2015-11-23 1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