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입관예배가 23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드려졌다. 예배는 손명순 여사, 차남 김현철씨 등 유가족을 비롯해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극동방송 사장 한기붕 장로의 사회로 진행된 예배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대신 총회장 장종현 목사의 기도,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의 설교,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의 축도가 이어졌다.
장 목사는 기도에서 “김 전 대통령은 다윗의 담대함과 솔로몬의 지혜를 갖고도 일생을 하나님만 두려워 한 장로였다”며 “그가 보여 준 사랑과 희생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전하신 십자가 정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 우리에게 남긴 화합과 통합의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겨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간구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라는 주제로 설교한 김장환 목사는 1954년 만 26세로 최연소 국회의원이 된 후 3선 개헌에 반대하며 평생 반독재 투쟁의 험로를 걸었던 김 전 대통령의 인생을 회고하며 고인의 리더십과 굳건한 신앙을 기렸다.
김 목사는 “김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의 의원직 제명, 신군부의 가택연금에 저항하는 23일간의 단식투쟁 등 핍박의 순간 속에서도 이사야 41장 10절을 붙들고 굳세게 의로운 길을 걸었다”고 말했다. 또 수차례 청와대에서 함께 예배 드렸던 일화를 소개하며 “재임 기간 중에도 매 주일 목사들을 초청해 예배를 드리며 주일을 반드시 지키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고인을 많이 사랑하신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믿음을 지킨 김 전 대통령에게 하나님께서 예비한 의의 면류관이 내려질 것을 소망하며 우리도 그 뒤를 따라가자”고 권면했다.
예배에 참석한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민주화 운동의 별이자 선구자였던 김 전 대통령이 한반도 통일을 보지 못한 채 천국으로 가게 돼 무척 가슴 아프다”며 “한국교회가 다시 일어서서 기도의 힘으로 조국 통일을 이뤄낸다면 천국에서 분명 기쁘게 바라볼 것”이라고 전했다.
김명규 전 국가조찬기도회장은 “고된 삶을 마친 뒤 천국을 향해 가신 걸음을 위로하고 축복한다”며 “유가족들에게도 하늘의 위로와 소망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한국교회 성도들은 고인이 보여 준 크리스천으로서의 모습을 오래도록 기억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뤄지길 기도하면서 이를 몸소 실천해 오신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크리스천들이 슬퍼하기보다 다시 천국에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질 수 있도록 남은 사명을 함께 감당해 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천국환송예배는 김장환 목사의 집례로 26일 오전 10시에 드려진다.
최기영 김아영 기자 ky710@kmib.co.kr
[김영삼 前 대통령 서거] “일생을 하나님만 두려워 한 굳건한 신앙인”
입력 2015-11-23 2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