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는 하나님 앞에 절제하고 감사해야”… 교회갱신협의회 ‘교회갱신과 목회 윤리 세미나’

입력 2015-11-23 19:11
교회갱신협의회가 20일 서울 마포구 서현교회에서 개최한 ‘교회갱신과 목회 윤리 세미나’에서 이관직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가 ‘목회자의 성격장애 이해와 치유’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전호광 인턴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금천구의 한 교회에서 벌어진 목회자 상해 사건의 충격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주요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목사’를 입력하면 관련 검색어에 ‘목사 칼부림’ ‘목사 흉기’ ‘금천구 교회 칼부림’이 줄지어 나온다. 한국교회와 목회자를 향한 시선이 더욱 차가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 소속 목회자들로 구성된 교회갱신협의회(교갱협·대표회장 이건영 목사)는 지난 20일 서울 서교동 서현교회(김경원 목사)에서 ‘교회갱신과 목회 윤리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들이 예장합동 출신인 만큼 당면 현실을 성찰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교갱협 대표회장 이건영 목사는 “끔찍한 사건 이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세미나를 준비했다”면서 “하나님의 시각에서 목회 윤리를 바라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목회자의 성격장애 이해와 치유’를 주제로 강의한 이관직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는 ‘오래 참음’ ‘온유함’ ‘시기·자랑·교만하지 않음’ 등 고린도전서 13장에 등장하는 사랑의 특성들을 하나씩 짚어 가며 목회자의 인격이 목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풀어냈다. 그는 “칼부림 사건의 당사자들은 충동을 조절하지 못했고 자신의 행동이 미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는 능력이 부족했다”면서 “목회자들은 힘들수록 사람보다 하나님을 더 의지하고 기도로 인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시기와 질투는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의 모습에 대해 만족하고 감사하지 못할 때 생겨나는 치명적 죄악”이라며 “동기 목회자가 좋은 조건의 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을 때, 자신보다 못하다고 여겼던 목회자가 더 높은 자리에 올라설 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또 “목회자들은 정신적·심리적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면서 “교단에서 임원을 선출할 때 다면적인성검사(MMPI)와 로샤 검사를 제도화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상원 총신대 신대원 교수는 “오늘날 교단정치의 핵심직책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권력투쟁은 성경의 가르침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국장로교회사에서 보수진영의 교단분열은 모두 내부 교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의 산물이었다”며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밀실에서 협의하듯 교단정치를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공동체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안으로 ‘갈등조정으로서의 교회정치 회복’ ‘교회정치 사안들의 공개화’ ‘투명한 재정구조 마련’ 등을 제안했다. 그는 “탁월한 영성과 인품을 지닌 지도자들이 교단의 중심부에서 헌신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