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은 근면·자조·협동을 기반으로 민족의 가난극복과 조국 근대화의 초석을 다진 원동력이었다. 1인당 국민소득 65달러의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을 세계 13위권의 경제 강국, 무역규모 1조 달러가 넘는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2009년 11월 OECD산하 DAC(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 가입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된 우리나라는 가난과 기아에 고통받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저개발 지역에 ‘함께 잘 살 수 있다’는 모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9월 제70차 유엔개발정상회의에서 새마을운동이 ‘2030 지속가능한 개발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개발협력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으면서 새마을운동 정신과 사업들이 다시 조명 받고 있다.
◇경북도는 새마을운동의 발상지=1973년 경북도청에 ‘새마을과’가 조직된 이후 40여년간 일관되게 부서(현 새마을봉사과)를 유지해 왔다. 정치적 격랑 속에 비판을 받을 때도 도청 옥상의 녹색 새마을깃발을 한 번도 내리지 않았다.
경북도는 2007년 21세기 새마을운동의 역사적 출범을 알리고 세계화를 본격 추진했다. 2009년에는 대한민국 새마을박람회를 통해 새마을운동의 역사를 총 정리하고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2010년 ‘새마을세계화팀’ 신설에 이어 2013년에는 지원조례 제정과 새마을세계화재단을 출범시켜 지구촌 행복에 기여하는 글로벌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도 갖췄다.
국내 새마을운동뿐만 아니라 10년 전부터 해외 저개발국가에 새마을운동 보급을 위한 세계화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해 선진국의 물질적 지원과 차별화된 한국형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의 초석을 만들었다.
◇아프리카에 ‘물고기잡는 법’ 전수=현재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르완다, 세네갈 4개국과 아시아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5개국 27개 마을에 팀별 5∼6명으로 구성된 새마을리더 해외봉사단을 파견했다.
현지주민과 함께 새마을운동 성공 경험과 축적된 기술을 활용해 보건, 교육, 환경 분야 시설개선 및 소득증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새마을시범마을 조성사업지역에 경북도 외에 포항, 안동, 구미, 영천, 문경시, 청송, 청도, 예천군 8개 시·군이 새마을세계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칠곡군을 비롯한 참여를 희망하는 시·군도 증가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저개발국가에 대해 단순한 환경개선이나 소득증대를 위한 경제적 지원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도록 ‘물고기 잡는 방법’의 전수를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주민 의식개혁을 통해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뒀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84개국 3850명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새마을 연수를 진행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베트남과 필리핀에서 544명의 현지인에게 ‘현지로 찾아가는 새마을 연수’를 진행하는 등 한 해 동안 810명의 외국인에게 새마을운동을 전수했다.
올 하반기에는 저개발국가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관련기관 요청 연수, 찾아가는 새마을연수 등 750여명에게 의식개혁 및 새마을운동의 이론과 농업기술, 농기계 조작 등 현장을 겸비한 실용교육 등을 실시했다.
경북도는 또 지역 대학생들에게 해외봉사활동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하고, 새마을운동의 가치를 인식하는 차세대 글로벌 새마을리더로 육성하는 ‘대학생 새마을 해외봉사활동’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6개국에 525명의 대학생 봉사단을 파견해 의료봉사, 한글교육, 우물파기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또 태권도 시범, 한국노래 배우기 등 한국문화소개는 물론 지역발전을 위한 주민실천 운동으로서의 새마을운동을 알리는데도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베트남, 필리핀, 에티오피아에서 3개 팀 85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새마을운동 글로벌 확산을 위한 노력=경북도는 새마을운동 세계화를 위해 많은 기관과 협업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외무상원조 총괄기관인 코이카와의 협력은 새마을운동의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다.
2009년 유엔의 MP재단과 아프리카 빈곤퇴치사업의 일환으로 ‘한국형 밀레니엄 빌리지사업’을 공동 추진하면서 코이카의 적극적인 협력의사를 이끌어냈다.
경북도는 코이카와 공동으로 새마을리더 봉사단 파견과 시범마을 조성지역의 공무원과 마을지도자를 초청해 봉사단원들과 3주 합숙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도는 단원 선발 및 교육, 현지 지도자 초청 합숙교육과 현지 사업비를 부담하고, 코이카는 봉사단들의 현지 체재비 부담과 안전문제를 총괄 담당하는 등 역할분담을 통해 새마을시범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새마을운동 세계화사업을 위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수차례 만났고 아프리카지역 대통령 등 많은 국가수반들과의 면담을 통해 새마을세계화에 노력해 오고 있다.
2012년에는 새마을세계화재단을 설립해 국내 협력뿐만 아니라 국제기구와의 네트워크 및 산·학·연·기업 등과 함께 새마을세계화사업을 확대하고 발전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힘썼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새마을세계화사업이 한국형 원조모델, 국제적 ODA 사업 실천모델, 유엔의 저개발국 빈곤퇴치 공식 프로그램으로 이미 인정받았다”며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 중남미로 확대해 나아감으로써 새마을사업세계화를 완성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새마을운동, 세계로] ‘물고기 잡는 법’ 전수하는 새마을사업, 열매 맺는다
입력 2015-11-23 18:12 수정 2015-11-23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