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前 대통령 서거] “한국 민주화 두 축이었는데”… DJ 가신들 한목소리로 애도

입력 2015-11-22 21:53 수정 2015-11-23 00:49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평생 라이벌이자 정치적 동반자였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는 22일 YS 서거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YS의 상도동계와 더불어 한국 민주화의 양대 축을 이뤘던 동교동계는 대부분 현역에서 물러나면서 ‘원로 그룹’이 됐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상도동계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달리 동교동계의 위상은 DJ 서거 이후 야권 내에서 축소됐다. 특히 2012년 대선 당시 ‘리틀 DJ’로 불리던 한화갑 전 의원과 한광옥 전 의원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면서 당내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후 동교동계 출신인 문희상 의원이 두 차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며 당을 이끌었지만 동교동계는 더 이상 정치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 ‘DJ 비서실장’ 박지원 의원이 지난 2·8전당대회에 출마했지만 당권 획득에 실패했다.

그러나 동교동계는 YS 서거 소식에 한목소리로 안타까움을 표했다. 동교동계와 좌장인 권노갑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시간 약속에 철저했고, 집에 온 손님에게는 항상 커피나 차를 직접 타주셨다”고 YS를 회고했다. 권 고문은 “한국 민주주의 회복과 민주화에 이르게 한 큰 거목 중 한 분이 돌아가셨다”며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길이 그 공헌과 업적이 새겨질 것”이라고 전했다.

문희상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만난 자리에서 내가 ‘동·상(동교동·상도동)’이라고 외치면 ‘상·동(상도동·동교동)’으로 답해 달라고 건배사를 했더니 YS가 껄껄 웃으셨다”며 YS와의 마지막 만남을 소개했다. 그는 “동교동계와 상도동계는 한국 민주화의 두 축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대표성과 상징성을 가진 두 대통령이 모두 세상을 떠나셔서 말할 수 없는 상실감을 느낀다”고 아쉬워했다.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전 대통령은 탁월한 야당 지도자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다”고 평가했고, 한화갑 전 의원은 “정치 지도자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에 또 한 분의 지도자를 잃게 됐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큰 손실”이라고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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