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前 대통령 서거] 첫날 정·관·교계 인사 등 3200여명 조문 줄이어
입력 2015-11-22 22:08 수정 2015-11-23 00:47
여야, 보수와 진보 가릴 것 없이 대한민국 정치권 전체가 ‘거산’(巨山·김영삼 전 대통령의 호)의 영면에 슬픔을 주체하지 못했다. ‘상도동계’는 22일 오전 일찍부터 김영삼(YS)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달려 나와 유족과 함께 고인의 곁을 지켰다. 일부 인사는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오열하기도 했다.
상도동계 ‘막내’로 불리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오전 8시30분쯤 장례식장에 들어서며 “대통령 재임 중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한 위대한 개혁 업적을 만드신 불세출의 영웅이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저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다. 고인이 가시는 길을 정성을 다해 모시도록 하겠다”고 했다. 헌화를 마친 뒤에는 영정을 바라보다 서럽게 흐느꼈고, 김 전 대통령 차남인 현철씨를 한참동안 껴안고 눈물을 쏟기도 했다.
상도동계 ‘1세대’이자 김 전 대통령 ‘왼팔’로 불렸던 최형우 전 내무장관은 장례식장에 들어서자마자 오열했다. 거동이 불편해 주변의 부축을 받고 빈소까지 힘겹게 걸어온 최 전 장관은 “아이고, 아이고…”라고 통곡했다.
상도동계인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저의 정치적 대부”라며 “대한민국의 큰 별이 가셨다. 애통스럽다”고 했다. 상도동계 인사들은 사실상 상주 노릇을 하며 유족들과 장례절차를 논의하고 조문객을 맞았다. 26일 발인까지 자리를 지키기로 했다.
빈소에는 전직 대통령과 주요 정·관계, 교계 등 각계각층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첫날에만 3200명이 넘는 조문객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킨 유일한 마지막 인물, 큰 축이 사라졌다”며 “남은 사람들이 선진 민주주의, 선진 산업화를 잘 이뤄나가는 게 김 전 대통령이 꿈꾸던 것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독일을 방문 중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추도 메시지에서 “대한민국사(史)의 큰 별이자 민주화의 주축이었던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이루 말할 수 없이 비통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민주화의 역사를 만드신 아주 큰 별이셨다”며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께서 떠나신 것이 너무나 아쉽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현대 민주주의 역사는 김영삼정부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객들은 빈소에 마련된 방명록에도 짙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역사의 거인, 영면하소서”라고 적었고,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은 “고인의 민주화에 대한 신념과 헌신은 국민들 가슴속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도무문(大道無門)의 그 길 우리가 따르겠습니다”라고 썼다.
이외에도 이수성 고건 한덕수 전 국무총리, 박희태 전 국회의장,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등이 빈소를 찾았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화환을 보내 애도를 표했다.
문동성 고승혁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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