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테러 용의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살라 압데슬람(26)이 벨기에로 숨어들어 자폭 테러를 감행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벨기에 당국은 수도 브뤼셀의 모든 지하철 역사를 폐쇄하고 최고 등급의 테러경보를 발동하는 등 초비상이 걸렸다. 파리 테러를 일으킨 이슬람국가(IS)는 “9·11테러보다 더 거대한 공격이 파리를 다시 강타할 것”이라며 ‘에펠탑 붕괴’ 모습을 담은 새로운 선전 동영상을 2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파리 테러 주범 다수와 연관된 벨기에 전역은 ‘준전시상태’에 달하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9일 브뤼셀 외곽에서는 도주 중인 벨기에 출신 프랑스 테러범 압데슬람이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테러 직후 압데슬람을 벨기에까지 태워온 공범 함자 아투(21)의 변호인을 인용해 “압데슬람이 자폭 테러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추가 테러 가능성을 제기했다.
벨기에 정부는 21일 “중대하고 즉각적인 테러 위협으로 브뤼셀의 모든 지하철 역사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브뤼셀의 테러 경보를 최고 등급인 4단계로 올리고, 시민들의 공공장소 출입을 경고했다. 샤를 미셸 총리는 벨기에 정보 당국이 파리 테러와 유사한 폭발물 및 무기 테러가 브뤼셀 지역을 겨냥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얀 얌본 벨기에 내무부 장관은 22일 “압데슬람뿐 아니라 용의자 여러 명을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소셜미디어 매체 보카티브는 “IS가 할리우드 영화 속 에펠탑이 무너지는 모습을 도용해 서방에 대한 최신 위협 공세를 펼쳤다”면서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파리는 함락됐다’는 제목의 이 동영상은 파리 테러 직후 공포에 휩싸인 모습을 담은 프랑스 뉴스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담화, 지난 2009년 개봉된 영화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 중 미사일 공격에 에펠탑이 무너지는 장면을 교차 편집해 보여준다. 이어 두 명의 무장대원이 차례로 등장해 파리 테러의 성공을 자축하고 “유럽인들이여, 우리는 아직 전쟁을 시작하지도 않았다”면서 “너희가 테러리스트이고 살인자다. 9·11사태보다 더 큰 공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건희 조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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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데슬람 자폭 테러 가능성 ‘초비상’… 벨기에, 최고등급 테러경보
입력 2015-11-22 22:08 수정 2015-11-22 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