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2일 경남 거제시 장목면 대계마을 김 전 대통령 생가에는 오전부터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 소식에 놀라면서도 고인의 공적을 기리며 차분하게 애도를 표했다. 생가 바로 옆 김 전 대통령 기록전시관 1층에 분향소가 마련됐다. 이날 이곳을 찾은 추모객은 평소 주말 관광객 2000명을 훨씬 넘는 5000명에 달했다. 주로 거제를 관광하러 온 사람들과 서거 소식을 접하고 인근에서 찾아온 부산·경남·거제시 추모객들은 김 전 대통령 영정사진 앞에 직접 국화를 헌화하며 김 전 대통령의 영면을 빌었다. 일부 조문객은 슬픔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대계마을 주민들은 “민주화의 큰 어른을 잃었다”며 일손을 놓고 슬픔에 잠겼다. 생가 주변에 살고 있는 김 전 대통령의 인척인 윤무순(66·여)씨는 “대통령님이 건강하실 때는 한 번씩 찾아가서 뵙기도 했다”며 “평소 친인척들을 잘 보살핀 분이셨는데 돌아가셔서 너무 슬프다”고 눈물을 흘렸다. 주민 김성삼(64)씨는 “대한민국 민주화에 크게 이바지하신 어른이 돌아가셔서 많이 안타깝다”며 “많은 분이 생가에 와서 함께 애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민호 거제시장도 이날 분향소를 직접 참배하고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바치신 큰 별이 지셨다. 저를 비롯한 거제 시민 모두 가슴 깊이 김 전 대통령을 평생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박성삼(50)씨는 “오늘 오전 방송을 통해 서거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지난 수십 년간 파란 많은 정치 역정을 걸어온 그분은 거제시 시민뿐만 아니라 국민의 우상이었다”고 회상했다.
1893년 지어진 생가는 많이 낡아 새로 단장됐다. 2000년 8월 김 전 대통령의 부친 고(故) 김홍조옹이 대지와 건물 일체를 거제시에 기증했고 시는 5억원을 들여 2001년 5월 생가를 지금의 모습으로 바꿨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시도 이날 시청 1층 로비와 부산역 광장에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분향소’를 설치하고 23일부터 시민들의 조문을 받기로 했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모교인 경남고 동문들도 안타까움과 함께 깊은 애도를 표했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경남고 21회)은 “우리나라 민주화의 거목이셨던 김 전 대통령은 경남고 후배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준 분”이라며 “거제 출신으로 바다에 대한 애정도 많아 처음으로 해양수산부를 만드셨던 주역이었다”고 회고했다.
부산·거제=이영재 조원일 기자
yj311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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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2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