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현지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관련법과 유족들의 뜻을 살펴 예우를 갖춰 장례를 준비할 것”이라며 “유가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거듭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깊은 애도”, 귀국 후 조문=박 대통령은 아세안 관련 회의를 마치고 23일 국내에 도착한 뒤 빈소를 직접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26일 국회에서 거행되는 영결식에도 참석할 전망이다.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조문 일정에 대해 “결정되면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오전 10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갈라 만찬 행사를 마친 뒤 김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바로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해외순방을 수행 중인 청와대 관계자들도 “현대 정치사의 한 획을 그은 거목이 쓰러졌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박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 빈소를 찾으면 재임 중 다섯 번째 조문이 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21일 별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 부인인 박영옥 여사 빈소를 이틀 뒤인 23일 찾은 적이 있다. 박 대통령과 박 여사는 사촌지간이다. 박 대통령은 영정 앞에 헌화하고 분향한 뒤 김 전 총리에게 “가시는 길 끝까지 정성을 다해 보살펴 주신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앞서 2013년 5월엔 남덕우 전 국무총리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이밖에 지난해 4월엔 세월호 희생자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았고, 지난 3월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 타계 당시 해외조문을 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 RCEP 협상 가속화 지지=박 대통령은 앞서 21일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과 동아시아 기업인협의회(EBAC)와의 대화’ 행사에 참석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조기 타결을 위한 협상 가속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주도하는 RCEP에는 한·중·일 3개국과 아세안 10개국, 호주·뉴질랜드·인도 등 모두 16개국이 참여할 예정이다. 참가국 정상들은 2016년 RCEP 타결을 목표로 협상 노력을 하자는 정상 공동선언문도 채택했다.
박 대통령은 22일 행사장에서 방북을 추진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조우했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오전 아세안공동체 출범 서명식에 참석해 자연스럽게 악수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두 사람은 EAS에도 같이 참석했지만, 반 총장이 첫 번째로 발언한 뒤 자리를 뜨면서 의미 있는 대화는 나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알라룸푸르=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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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2 2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