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69·사진) 감독은 프리미어12를 앞두고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6년간 프로야구 현장을 떠나 있었던 데다 뇌졸중 후유증으로 몸도 불편했다. 대표팀은 해외파 오승환(한신), 토종 에이스 양현종과 윤석민(이상 KIA)이 부상으로 낙마하고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상 삼성)이 대표팀에서 제외되면서 역대 최약체란 평가마저 들었다.
현역 프로 감독들도 맡기 꺼려하던 감독직은 마치 ‘독이 든 성배’와 같았다. 하지만 지난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민감독’ 반열에 올랐던 김 감독은 이번에도 국가의 부름에 흔쾌히 대표팀을 이끌고 대장정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그의 절묘한 마운드 운용은 야구 연륜의 극치를 보여줬다. 쿠바와의 8강전에서 선발 장원준(두산)이 흔들리자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위기를 헤쳐 나갔다.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준결승전에서도 선발 이대은이 4회 흔들리자 불펜진을 가동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9회초에는 연속 대타 작전이 성공하면서 대역전극의 발판을 놨다. 일본의 고쿠보 히로키 감독은 백전노장 김인식 감독의 연륜에 무너졌다.
대표팀을 이끌고 22일 김포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한 김 감독은 “도미니카공화국전 승리로 삿포로 참패를 잊을 수 있었다”며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결승전에서도 자신감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표팀 전임 감독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직에 있지 않은 젊은 감독이 대표팀 전임 감독을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프리미어12] 최고 결과 선물한 ‘국민감독’ 김인식
입력 2015-11-22 20:18 수정 2015-11-22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