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직접 사인은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증이다. 2008년 처음 서울대병원에서 뇌졸중(뇌경색) 진단을 받았고 반복적인 뇌졸중과 협심증, 폐렴 등으로 수차례 입원 치료를 해 왔다. 2013년 4월부터 1년6개월간 반신불수를 동반한 중증 뇌졸중과 폐렴으로 입원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고열과 호흡곤란으로 다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이때만 해도 어느 정도 의식이 있었지만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의료진은 21일 정상적인 판단과 의사 표현이 안 되는 상태라고 보고 그를 중환자실로 옮겼다.
김 전 대통령은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끼고 몇 차례 심폐소생술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크게 의미가 없다”는 의료진 판단으로 연명치료를 중단했다. 유족들도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병희(사진) 서울대병원장은 22일 오전 2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인(死因) 등을 공개했다. 정확한 서거 시각을 22일 0시22분이라고 밝혔다.
오 병원장은 “오랜 지병(기저질환)이 악화돼 허약한 전신 상태에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이 겹쳐 일어난 것으로 판단한다”며 “워낙 고령이고 중증 질환이 반복됐기 때문에 충분히 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심장 혈관이 좁아지고 막힌 부분이 있어서 과거 수차례 시술을 받았다. 여기에 패혈증 같은 급성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심장이 함께 악화돼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스탠트 시술(혈관확장 시술)도 받았고 혈관병이 많았다고 한다.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증은 대부분의 고령 환자가 건강악화의 최종 단계에서 거치는 질환이다. 패혈증은 폐렴균 등이 혈관을 타고 온몸에 퍼져 전신 염증을 일으키는 병으로 치사율이 50%에 달한다. 고열과 호흡곤란 등이 주요 증상이다. 김 전 대통령이 19일 입원할 당시의 증상과 일치한다. 패혈증은 생명 유지에 중요한 장기인 폐·간·신장 중 두 곳이 제 기능을 못하는 다발성 장기부전이나 심부전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심부전은 심장의 펌프 기능에 문제가 생겨 몸에 피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김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0일에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약 1주일간 입원해 건강검진을 받고 퇴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그때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고 단지 검진 차원이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심희정 민태원 김판 기자 simcity@kmib.co.kr
[관련기사 보기]
[김영삼 前 대통령 서거] 몇 차례 심폐소생술… 연명치료 중단
입력 2015-11-22 21:38 수정 2015-11-23 0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