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내비 경쟁 뛰어든 네이버… “T맵·김기사 떨고 있니”

입력 2015-11-23 04:02

네이버가 내비게이션 경쟁에 뛰어든다. 기존 SK플래닛 T맵, 카카오가 인수한 록앤올의 김기사와 함께 단숨에 3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필두로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 17일 ‘네이버 커넥트 2015’에서 내비게이션 서비스 출시를 알렸다. 서비스 출시 시점은 이달 27일쯤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제공되고 있는 네이버 지도 앱에 내비게이션 기능을 추가하는 형태다.

네이버는 지난 8월 내비게이션 전문 업체인 현대엠엔소프트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며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 현대엠엔소프트는 내비게이션 ‘맵피’를 개발한 회사다. 양사는 연결 기술과 지도·내비게이션 분야를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

네이버의 시장 진입은 O2O 서비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그동안 지도에 길찾기, 버스·지하철, 택시 호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여기에 운전자에게 필수적인 내비게이션까지 더해 O2O의 핵심인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협력하기로 한 현대엠엔소프트가 현대차 계열사이고 협력 분야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 전달에 오락을 함께 제공하는 프로그램)를 전반으로 확대할 예정이어서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T맵과 김기사가 지도 데이터베이스(DB) 사용을 두고 법정분쟁을 벌이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네이버 내비게이션은 초반부터 순항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는 2009년부터 지도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동안 축적해온 지도 DB가 상당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네이버 지도를 통한 길찾기 검색 횟수는 월 2000만건에 달한다. T맵이나 김기사보다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사용자들이 신뢰하는 지도라는 의미다. 네이버에 따르면 매달 16억건의 O2O 관련 검색이 네이버에서 발생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사업자에게 월 5000만건의 전화 연결, 2000만건의 업체 길찾기가 이뤄진다. 이건수 네이버 이사는 “네이버는 그동안 지도를 열심히 만들어왔기 때문에 저작권과 관련한 이슈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도를 필두로 한 LBS는 O2O에서 핵심으로 꼽힌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끊김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오프라인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안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맛집, 명소 안내 등 위치를 기반으로 하는 광고, 커머스에서 지도는 기본”이라며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단순히 길안내에 그치지 않고 O2O 확장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와 SK플래닛은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택시 블랙 출시에 이어 대리운전 서비스 진출을 선언했다. 자동차 수리 견적 서비스인 카닥도 인수했다. SK플래닛은 T맵에 주차 대행 서비스를 연동시키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