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돈을 찍어 대출한 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어려운 중소기업을 지원하거나 회사채 시장을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빌려준 것이지만 중앙은행이 국회 승인 없이 무리하게 발권력을 동원하면 국민경제에 부담이 된다.
22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한은의 대출금은 17조9869억원으로 한 달 만에 3조8139억원 증가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71년 1월 이후 최대치다.
한은의 대출금이 급증한 것은 중소기업 자금 융통을 위해 시중은행에 저금리로 빌려주는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가 15조원에서 20조원으로 늘어난 데다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을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산업은행에도 3조4313억원을 빌려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지난달 금융중개지원대출 규모는 14조5556억원으로 이 역시 사상 최대치였다. 산은에 빌려준 3조4000억여원은 지난 8월 발표한 회사채시장 정상화 방안의 일환이다. 산은은 한은에서 빌린 자금을 통화안정증권으로 운용하면서 금리 차를 활용해 5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해 회사채 시장을 지원한다.
문제는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유동성을 늘릴 경우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국민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통안증권 발행 등으로 늘어난 유동성을 회수하지만 통안증권에 대한 이자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회 동의 없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만으로 발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점도 문제다.
한은은 일시적으로 자금난이 가중되는 분야에 자금을 지원하고 성장잠재력을 키우려면 중앙은행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韓銀 돈 찍어 대출한 돈 18조… 사상 최대
입력 2015-11-22 1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