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EQ900 美 시험장서 타 보니… 승차감·주행성능 균형 절묘 벤츠·렉서스와 차이 못느껴

입력 2015-11-22 19:04
현대자동차 관계자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모하비 사막 내 위치한 현대차 캘리포니아 주행시험장에서 제네시스 EQ900 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중심가에서 차량을 이용해 북쪽으로 2시간 정도 이동하자 현대자동차 주행시험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변이 황량한 모하비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어 가혹한 조건으로 차량을 테스트하기엔 적격으로 보였다.

주행시험장 한가운데 내년 1월 미국 공개를 앞두고 막판 담금질이 한창인 제네시스 EQ900 3대와 현대차 측이 EQ900의 경쟁차종으로 꼽은 메르세데스-벤츠 S550, 렉서스 LS460 1대씩이 도열해 있었다. 테스트 드라이버와 동승하는 방식으로 오른쪽 뒷좌석에서 주행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었다.

EQ900를 시승한 느낌은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이었다. 승차감과 주행성능 중 어느 하나 뒤처지지 않고 균형점을 절묘하게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시속 80㎞를 유지하며 브레이크를 전혀 밟지 않고도 차량이 코너를 돌았다. 몸이 좌우로 약간 쏠리기는 했지만 굳이 손을 써서 몸을 지탱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전후 구동력이 적절하게 배분된 것으로 보였다.

직진 안정성 테스트 구간에 접어든 순간 시승차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꾹 밟았다. 묵직한 엔진소리와 함께 속도계가 시속 200㎞까지 빠르게 올라갔다. 하지만 몸이 뒤로 급격하게 젖혀지지는 않았다. 운전자는 “미국도로는 직선 구간이 많아 직진 주행성능을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 막판 차량보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Q900에 이어 경쟁차종을 타고 같은 구간을 돌았지만 EQ900와 차이를 체감하기 힘들었다. 눈을 감고 탑승을 했다면 어느 차에 탑승해 있는지 가늠할 수 없을 듯했다.

다만 EQ900의 정숙함은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보안상의 이유로 차체가 위장막으로 가려져 있었고, 차문 너머로 위장막이 바람에 펄럭이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려왔다.

2005년 완공된 현대차 캘리포니아 주행시험장의 면적은 1770만㎡로 여의도의 6배 규모다. 모든 주행시험로를 합치면 총 길이가 61㎞에 이른다. 여기에 혹독한 모하비 사막의 환경은 차량에 대한 다양한 테스트가 가능토록 했다. 이밖에 EQ900는 북미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지역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 남동부의 데스밸리, 혹한의 날씨가 지속되는 알래스카 등에서 시험평가를 거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EQ900는 미국의 극한 환경에서 내구 테스트를 거치며 품질과 성능을 완성해 가고 있다”며 “이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데 든든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