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누적 기부액이 1000억원을 넘겼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07년 12월 이 모임을 만들고 8년 만이다. 최고액 기부자는 익명의 재일교포다.
모금회는 20일까지 아너 소사이어티에 930명이 가입해 1013억원(약정금액 포함)을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1억원 이상을 한 번에 기부하거나 5년 안에 완납하기로 약정하면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된다.
회원들의 직업은 기업인이 47%로 가장 많고, 전문직과 익명 기부자가 각각 13%다. 이어 자영업자(5%), 법인·단체 임원(4%), 공무원(2%) 등이다. 스포츠·방송·연예인도 2%를 차지했다. 체육인은 홍명보 박지성, 연예인은 인순이 안재욱 신민아 윤아 수지 등이다.
최고액 기부자는 2013년 독거노인을 위해 써 달라며 이름을 밝히지 않고 29억원을 내놓은 재일교포다.
익명 기부자는 대개 기부 사실이 알려져 주목받는 상황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다. 한 번에 거액을 쾌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매달 일정 금액을 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 기부자는 적금을 붓듯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매달 200만원씩 기부했다. 이런 기부자는 의사 변호사 같은 고소득자이거나 매달 나오는 연금과 보험금을 떼어 기부하는 경우다. 기부의 즐거움을 느끼려고 분납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익명 기부자 중에는 모금회 측의 권유에 실명 회원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있다. 2012년부터 익명으로 매년 기부해온 동일권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 대표가 그런 경우다. 모금회는 나눔문화를 조성하는 데는 실명 기부가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중 16명은 세상을 떠난 사람이다. 형제들이 사망보험금을 기부한 고(故) 서근원씨처럼 유족이 고인을 기리려고 기부한 것이다.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유족이 가입하기도 한다.
모금회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 100명 정도가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걸로 볼 때 올해 안에 회원 1000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아너 소사이어티’ 기부액 1000억 돌파… 최고액 기부자는 29억 내놓은 익명의 재일교포
입력 2015-11-22 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