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연평부대원 3명이 연평도 포격도발 5주년인 23일을 앞두고 전역을 연기했다. 25일까지 설정된 ‘포격도발 대비태세 기간’을 마치고 전역하기로 한 것이다.
해병대는 22일 연평부대 포6중대 김성우 이원규 설정호 병장이 포격도발 당시 전사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호국정신을 기리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실시하는 대비태세 훈련을 완수하기 위해 이같이 전역연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훈련은 도발상황을 상정해 전원을 전투배치하고 직책별 임무를 숙달하는 것이다. 이 병장은 “5년 전 적의 포탄이 떨어지던 바로 이곳을 상상하며 전우들과 현장을 지키고 싶었다”고 전역 연기 이유를 밝혔다. 설 병장 역시 “군 생활 내내 적이 다시 도발하면 5년 전 선배 해병들처럼 결연히 응징할 것을 다짐했었다”고 했다. 김 병장은 “하루라도 더 후배에게 내 경험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도발 당시에도 이곳을 지켰던 포8중대 포술 담당 천중규 중사는 이맘때가 되면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당시 처절했던 상황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라서다. 당시 포6중대 포반장이었던 그는 북한군 포탄에 대응해 가장 먼저 K-9 자주포를 발사했던 해병대원이다.
2010년 11월 23일 K-9 해상사격 훈련을 마친 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북쪽 전방을 주시하는 대기포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북한의 기습 공격이 감행되자, 천 중사는 즉각 포대원의 안전과 장비 이상 유무를 확인한 뒤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북한이 기습도발을 한 지 13분 만이었다. 늑장대응이란 비판이 일었지만 이후 군사전문가들은 매우 신속하게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해병대의 K-9 자주포 응사로 북한군은 우리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 중사는 포격도발 1년 후 연평부대를 떠났다. 포항 해병대 제1사단으로 갔던 그는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 후방에서도 다시 연평부대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고 한다. 자신의 손으로 반드시 북한에 응징하고 싶어서였다.
지난 9월 연평부대 포술담당이 공석이라는 소식을 듣자, 천 중사는 즉각 자원했다. “포격도발에 동료의 죽음조차 잊고 응징사격에 나서야 했던 그날의 기억을 한 치도 털어낼 수 없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천 중사는 “북한이 다시 도발해 온다면 이번엔 정말 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응징으로 완전히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국가보훈처는 23일 전쟁기념관에서 포격도발 5주년 기념행사를 갖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해병대 연평부대원 3명, 포격도발 5주년 앞두고 전역 연기… “포탄 떨어진 현장, 전우들과 지키고 싶다”
입력 2015-11-22 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