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지도자’로 불리는 후야오방(1915∼89)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20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사실상 ‘공식 복권’됐다. 1989년 사망 이후 26년 만이다.
신화통신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후야오방 탄생 100주년 기념좌담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등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전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참석은 후야오방이 공식 복권됐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후야오방의 이상은 우리 국가와 민족에 매우 중요하다”며 “개혁개방에 위대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덩샤오핑의 후계자로 지목될 정도로 각광받던 지도자 후야오방은 총서기 재임 당시 언론 자유를 포함한 과감한 정치 개혁을 추진하다 1987년 1월 실각됐다. 89년 4월 15일 그의 사망은 천안문 사태의 도화선이 됐다.
후야오방 탄생 100주년을 맞아 중국에서는 추모 분위기가 고조됐었다. 중국공산당의 간부 양성기관인 중앙당교 신문사가 지난 16일 ‘후야오방 동지 탄생 100주년 기념 좌담회’를 연 데 이어 중공중앙(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 문헌편집위원회는 19일 인민출판사를 통해 ‘후야오방 문선’을 출간했다. 후야오방의 공적을 평가하는 언론들의 사설, 기사도 잇달아 나왔다.
중국 공산당은 87년 당중앙 문건을 통해 후야오방에 대해 “정신적으로 오염됐고 자산 계급 자유화에 반대하는 당을 배척했다. 전반서화(全盤西化·서양 문화 전체를 받아들이려는 사조)에 대한 요구를 용인하고 학생운동 발생을 야기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를 뒤집는 별도의 문건이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다. 후야오방 유족은 과거 평가가 수정돼야 진정한 복권 조치가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후야오방의 아들 후더화는 지난 1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중앙의 기념활동은 후야오방의 정치적 과오를 지적한 것에 대한 평가를 뒤집는다는 뜻과는 다르다”며 “(당이) 진정으로 복권하겠다면 당연히 당중앙의 정식문건을 통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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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지도자’ 中 후야오방 공식 복권… 시진핑 주석·리커창 총리 등 당 고위직 기념좌담회 참석
입력 2015-11-20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