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S와의 전쟁] NYT “아바우드 ‘파리 테러’ 10개월간 준비했다”

입력 2015-11-21 00:49 수정 2015-11-21 04:00
프랑스 경찰이 19일(현지시간) 파리 북부 생드니 지역의 한 건물 앞에서 파리 연쇄테러 용의자를 수색하며 지역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생드니에서 용의자 검거 작전을 펼쳐 일부 용의자를 검거했으며 테러 총책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는 경찰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EPA연합뉴스
파리 연쇄 테러 주범으로 18일(현지시간) 새벽 프랑스 경찰과 총격전 끝에 사망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는 지난 1월 테러 기도가 발각된 뒤 절치부심하며 10개월 동안 이번 파리 테러를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1월 7일 이슬람 다른 그룹이 주도한 프랑스 풍자주간지 ‘샤를리 엡도’에 대한 테러가 ‘성공’해 선수를 뺏기자 훨씬 더 큰 충격을 줄 ‘거대한 계획’을 꾸미기 시작했다.

19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아바우드는 지난해 초 독일 쾰른의 본 공항을 거쳐 시리아로 들어가면서 서구 정보 당국의 레이더에 잡히기 시작했다. 그는 이슬람국가(IS) 지도부로부터 유럽에 대한 첫 공격을 위임받고 난민으로 위장해 그리스에서 벨기에에 있던 동료들을 지휘했다. 하지만 그의 전화를 감청한 벨기에 경찰이 지난 1월 15일 벨기에 베르비에시 아지트를 습격해 그의 IS 조직원 2명이 사살되면서 첫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과대망상 기질이 있던 그에게 더욱 큰 타격은 다른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알카에다 예멘지부가 이보다 1주일 앞서 샤를리 엡도에 대한 테러를 저질러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이었다.

네덜란드 라이덴대의 과격 이슬람주의 전문가인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은 누가 더 폭력적이고 (테러를) 성공시키는지 항상 경쟁한다”면서 “아바우드는 샤를리 엡도 테러의 성공과 자신이 기획한 첫 시도의 실패로 인해 이번 파리 테러 같이 더욱 극적인 공격을 모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바우드의 부친은 아들을 ‘사이코패스나 악마’라고 생각하며 아들의 죽음에 차라리 마음이 놓인다고 토로했다고 이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모로코에 살고 있는 아바우드의 부친 오마르의 심경 고백은 그의 변호사를 통해 전해졌다.

부친의 변호사 나탈리 갈란트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마르는 아들이 사이코패스이자 악마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아들의 사망 소식에 안심했다”고 말했다. 갈란트는 이어 “(오마르가) 아들이 죽어서 기뻐했다는 게 아니라 차라리 마음이 놓였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18일 프랑스 경찰의 검거 작전 중 자폭한 아바우드의 사촌인 아스나 아이트불라센(26·여)은 파리의 샤를드골 공항 테러를 기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 아이트불라센이 샤를드골 공항이나 라데팡스의 상업지구에 위치한 쇼핑센터 공격을 준비하는 총책이었다고 전했다. 아이트불라센은 몇 개월 전까지도 음주와 파티를 즐기는 쾌활한 성격이었다. 아이트불라센의 가족과 지인들은 그가 코란을 읽거나 모스크(이슬람교 사원)에 예배를 드리러 간 적도 거의 없으며 오히려 술고래에 담배를 피우고 나이트클럽에 놀러 다니기를 즐겼다고 회고했다.

이웃들은 그가 마약 거래를 하는 친구들과도 어울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실제로 마약 밀매 사건과 관련해 아이트불라센을 추적하고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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