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부부가 지난 41년간 거둔 정치자금이 무려 30억 달러(약 3조4650억원)에 달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클린턴 부부가 1974년부터 2015년까지 작성해 제출한 각종 선거자금 내역과 클린턴 대통령 퇴임 후 설립한 클린턴재단의 기부금 명세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클린턴 부부의 이 같은 정치자금 모금 규모는 역대 미국 대통령을 두 명 배출한 부시 가문이 1988년부터 2015년까지 모금한 정치자금 규모 24억 달러(약 2조7720억원)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클린턴 부부가 받은 30억 달러 중 10억 달러는 두 사람이 직접 치른 선거자금 명목이었으며 나머지 20억 달러는 클린턴재단을 통해 받은 기부금이었다.
2008년에 이어 2016년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클린턴 전 장관은 올 들어 7650만 달러(약 884억원)를 모금해 대선 주자 중 압도적인 자금동원 능력을 발휘했다. 이는 당내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모금액 4130만 달러(약 480억원)와 공화당의 선두주자 벤 카슨 후보의 3140만 달러(약 363억원)를 크게 앞서는 금액이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9월 24일부터 29일까지 단 6일 동안 뉴욕과 LA 등을 돌며 모금여행을 하면서 442만 달러(약 51억원)를 거두는 수완을 발휘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될 경우 이번 대선에서만 모두 10억 달러를 모금할 것으로 WP는 전망했다.
클린턴 부부에게 정치자금을 헌납한 고액 기부자들을 보면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드림웍스 CEO 제프리 카첸버그, 헤지펀드 CEO 조지 소로스 등 할리우드 영화감독부터 실리콘밸리의 스타 CEO, 월가의 큰손들까지 미국의 내로라하는 갑부로 가득하다.
후원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200달러 이상을 낸 기부자 33만6000명의 0.8%인 2700명이 전체 기부금액의 20%를 차지했다.
최고액 기부자는 미디어 갑부인 하임 사반 유니비전 회장이다. 사반 회장은 클린턴 부부가 치른 선거를 돕기 위해 1992년 이후 39차례 240만 달러(약 28억원)를 전달했고 이와 별도로 클린턴재단에 1000만 달러(약 116억원)를 기부했다.
이로 인해 클린턴 후보가 중산층을 대변하고 월가를 개혁하겠다는 기치를 내걸었지만 슈퍼 리치들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WP는 전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클린턴 부부, 41년간 거둔 정치자금 30억 달러… 美 대통령 2명이나 배출한 부시 가문 모금액 추월했다
입력 2015-11-20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