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 간염 집단 발생… 서울 의원급 병원서 18명 ‘주삿바늘 재사용 탓’인 듯

입력 2015-11-20 19:31
서울 양천구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C형 간염 감염자 18명이 무더기 발생해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주삿바늘 재사용 때문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정동 ‘다나의원’에서 원장 부인과 간호조무사 2명, 환자 15명이 C형 간염에 감염됐다고 20일 밝혔다. 원장 부인이 감염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고, 이상하게 여긴 원장이 의료진과 내원자의 감염 여부를 확인한 결과 모두 양성이었다. 이는 양천구 보건소에 익명의 제보가 접수되면서 알려졌다. 원장은 집단 감염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19일부터 역학조사 중인 당국은 감염자 모두 이 의원에서 수액주사(정맥주사)를 맞은 적이 있음을 확인했다. 주삿바늘의 재사용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양천구는 다나의원에 업무정지 명령을 내려 잠정폐쇄했다. 또 이 의원이 문을 연 2008년 5월 이후 내원자에 대한 감염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기간 다나의원을 이용한 사람은 양천구 보건소(02-2620-4920)나 질병관리본부(109)로 신고·문의하면 된다.

C형 간염은 혈액 체액 등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다. 일상에서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주사기, 수혈, 혈액투석, 성 접촉 등을 통해 감염된다. 합병증 발생 전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B형 간염과 달리 예방백신이 없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