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IS 격퇴 위해선 공습과 지상군 결합해야”

입력 2015-11-20 21:43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공습과 더 많은 지상군이 효과적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주장, 오바마 정부의 IS 전략 재고를 우회적으로 촉구하면서도 미국의 대규모 지상군 파견에는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서는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 자치군, 시리아 반군을 중심으로 한 지상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공습을 위주로 IS를 이라크와 시리아 일부 지역으로 봉쇄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보다 강경한 군사적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뉴욕 미국외교협회(CFR)에서 ‘국가안보와 미국의 세계 지도력’을 주제로 연설한 자리에서 “우리의 목표는 IS를 억지 또는 봉쇄하는 게 아니라 IS를 격퇴하고 파멸시키는 것”이라며 “IS를 격퇴하려면 현행 공습을 더욱 강화하고 지상군의 작전과 효과적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이라크 북부지역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그러나 미군이 아닌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 자치군, 시리아 온건 반군을 중심으로 지상군을 구성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아랍국가와 이슬람계 지도자들이 IS 격퇴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미 지상군 1만명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케인 위원장은 “IS를 격퇴하려면 아랍 주요 국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프랑스 등 동맹군과 더불어 미 지상군 1만명가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시리아 난민 수용에 대해서는 오바마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고아들에게 등을 돌리고 종교적인 시험을 하며 무슬림을 차별하고 모든 시리아 난민에게 문을 닫는 것은 미국인의 정체성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하원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난민 수용 계획에 제동을 거는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89표, 반대 137표의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시켰다. 공화당이 주도한 이 법안에 민주당 의원도 47명이나 찬성했다. 3분의 2가 넘는 의원들이 찬성했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이를 무력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상원도 다음 달 초 이 법안을 논의한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하원과 달리 상원에서는 이 법안의 결사 저지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통과 여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은 설사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밝혔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