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한국 가계의 소득 증가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득이 정체되자 안 그래도 침체된 가계 소비는 더 줄었다. 그러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3%대 경제성장률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통계청은 ‘3분기 가계동향’에서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41만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명목 기준) 늘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4분기부터 지난 2분기까지 2%대에서 확대되던 가계소득 증가율이 0%대로 크게 낮아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분기(-0.8%) 이후 최저 수준이다.
최근 취업자 수 증가폭이 줄고 경기침체로 근로자들이 받은 상여금도 줄면서 근로소득 증가율이 0.1%에 그친 영향이 크다. 지난해 4분기부터 감소세를 보였던 자영업자 등의 소득인 사업소득은 올 3분기에 13.6%나 급감했다. 소득 증가율 둔화는 가계지출 위축으로 이어졌다. 가구당 월평균 지출액은 2013년 1분기(-0.4%) 이후 처음으로 0.5% 줄었다. 기재부는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영향이 지속되고, 10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을 앞두고 소비를 미뤄두는 경향이 있어 가계 소득과 지출이 소폭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그러나 4분기부터는 소비심리가 지속적으로 개선돼 내수 회복세가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소비진작정책 등 효과가 나타나고 전반적인 고용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이유다. 최 부총리도 이날 경제 관련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지난 3분기 우리 경제가 1.2%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런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면 3% 성장률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다만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테러 발생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세계경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내수 중심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도록 최대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가계 소득 증가율 금융위기 이후 최저… 상여금 감소·취업 둔화탓
입력 2015-11-20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