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 ‘보이콧’… 남녀주연·조연상 수상자, 스타 배우 대거 불참

입력 2015-11-20 19:29 수정 2015-11-21 00:58

해마다 구설에 오른 대종상영화제가 올해 남녀주연상 수상자는 물론이고 후보 전원이 불참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제52회 대종상영화제는 20일 오후 7시20분부터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총 24개 부문에서 시상을 가졌다. 하지만 상을 받은 배우 대부분이 참석하지 않아 반쪽 행사로 치러졌다.

배우 신현준과 한고은 사회로 열린 시상식의 객석에는 주·조연급 스타 배우들이 자리를 하지 않아 다소 썰렁하고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시상식에 앞서 남녀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9명은 각자 사정을 이유로 참석이 어렵다고 밝혔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국제시장’의 황정민은 영화 촬영을 이유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암살’의 전지현은 출산 준비로 시상식에 불참해 대리 수상했다. 남우조연상을 받은 ‘국제시장’의 오달수와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사도’의 김해숙도 시상식에 나오지 않았다. 인기 투표 1위에 오른 김수현과 공효진 역시 해외 일정 때문에 불참했다. 올해 신설된 나눔화합상은 시상자가 불참해 어물쩍 넘어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배우들은 촬영 일정과 해외 체류 등을 불참 사유로 밝혔으나 불참자 시상 제외, 인기상 유료 투표, 운영상 실수와 미숙으로 영화제의 권위와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다.

지난달 14일 대종상 기자간담회에서 조근우 사업본부장이 “영화제에 참석하지 않는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배우들 사이에 “출석상이냐” “참가상이냐” 등 불만이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이 ‘불참자 수상 불가’를 내세웠지만 수상자 대부분 불참으로 대리 수상이 속출해 결과적으로 허언이 되고 말았다.

한편 ‘국제시장’이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윤제균)을 비롯해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녹음상, 첨단기술상, 편집상, 촬영상, 기획상, 시나리오상 등 10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신인남우상은 ‘강남, 1970’의 이민호가, 신인여우상은 ‘봄’의 이유영이 각각 받았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