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日 콧대 꺾은 김인식호, 美 자존심도 꺾는다

입력 2015-11-20 21:10 수정 2015-11-21 01:00
김인식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20일 일본 도쿄돔에서 가진 훈련 도중 김현수의 인사를 환한 표정으로 받고 있다. 전날 일본에 9회초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한국은 21일 오후 도쿄돔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을 놓고 미국과 겨룬다. 연합뉴스

한국이 미국과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 타이틀을 다툰다. 지난 19일 대회 준결승전에서 9회 대역전극으로 일본을 침몰시킨 한국은 21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야구 종가’ 미국과 결승전을 치른다. 미국은 20일 도쿄돔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준결승전에서 6대 1로 이기고 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지난 15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 구장에서 치른 미국과의 조별리그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2대 3으로 패한 바 있다. 한국으로선 설욕 기회를 잡은 셈이다.

결승까지 가는 동안 한국은 수많은 난관을 돌파했다. 대회를 앞두고 선수 구성부터 애를 먹었다. 이로 인해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해외파 류현진(LA 다저스), 오승환(한신), 토종 에이스 양현종과 윤석민(이상 KIA)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설상가상으로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상 삼성)이 대표팀에서 제외되는 초대형 악재를 만났다. 하지만 이 모든 악재를 뚫고 일본을 꺾었다. 조직력도 흔들렸다. 대회를 불과 6일 앞두고 28명 엔트리에 포함된 모든 선수가 함께 훈련했다. 이에 지난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0대 5로 완패했다.

그러나 한국은 모든 난관을 넘고 이제 초대 챔피언에 등극할 채비를 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김인식 감독의 용병술이 있다. 김 감독은 선동열 투수코치와 함께 한 템포 빠른 투수교체로 역대 최강의 마운드를 구축했다. 한국은 일본과의 개막전에서만 5실점 했을 뿐 나머지 경기는 모두 상대를 3실점 이하로 틀어막았다. 준결승전까지 한국의 평균 자책점은 2.11로 전체 12개 팀 중 캐나다(1.83)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최강 마운드를 구축했다던 일본(3.00)보다 좋은 성적이다.

김 감독은 또 적절한 선수 교체로 승리를 가져왔다. 19일 일본과의 4강전에서 김 감독은 0-3으로 패색이 짙던 9회초 오재원(두산)과 손아섭(롯데)을 대타로 내보냈다 이들은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기적적인 역전의 발판이 됐다.

아울러 한국은 일방적인 일정 변경 등 일본의 텃세도 뚫고 결승에 진출했다. 안방에서 초대 챔피언 트로피를 들려 했던 일본은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닛칸스포츠는 “세계 제일을 목표로 한 ‘사무라이 재팬(일본 대표팀의 애칭)’이 한국에 뜻밖의 역전패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일본의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은 결승까지 이어지고 있다. 프리미어12 주관 방송사인 일본 아사히TV는 당초 예정됐던 결승전 생중계를 다음날 오전 3시 45분 녹화 중계로 변경했다.

한편 이대호(소프트뱅크)는 프리미어12를 끝내고 곧바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향해 본격적으로 움직인다. 이대호의 국내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몬티스 스포츠 매니지먼트그룹은 “이대호가 12월초 미국으로 출국한다”며 “메이저리그 윈터 미팅이 끝나면 진로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