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입북했던 학생운동권 주사파 1세대를 북한 당국이 우리 정부에 통보하고 돌려보냈다. 그는 1980년대 부산 미국문화원 점거 농성 사건에 연루됐던 서울대 학생운동권 출신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백재명)는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중국을 경유해 북한에 들어간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이모(48)씨를 체포해 1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공안 당국은 지난 17일 오후 4시30분쯤 판문점을 통해 송환된 이씨의 체포영장을 집행해 신병을 확보했다. 북측은 이씨의 밀입북 사실을 파악한 뒤 비교적 신속하게 우리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밀입북 경위, 북한에서의 행적, 북측 인사 접촉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서울대에 재학하던 1986년 3월 운동권 조직 ‘구국학생연맹’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이 조직은 ‘주사파’의 효시로 알려져 있다. 같은 해 5월 이씨는 구국학생연맹 소속 다른 학생 20여명과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부산 미국문화원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다 구속된 뒤 기소유예로 풀려났다. 1990년대엔 북한의 지령을 받는 지하혁명조직으로 알려진 ‘구국전위’에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20일 오후 3시 열린다. 구속 여부는 당일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밀입북 운동권 출신 40代 판문점 통해 송환 후 체포
입력 2015-11-20 0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