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 이어 20년 만인 2025년 한국 개최가 확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우리가 유치한 사실상 첫 세계적 규모의 다자 정상회의다. APEC 정상회의는 매년 11월 열리지만 각료급 회의까지 포함해 300개 정도의 다양한 국제회의가 1년 내내 열린다. 그런 만큼 2025년 APEC 정상회의는 국내 마이스(MICE, 기업회의·인센티브관광·국제회의·전시사업)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19일 브리핑에서 “2025년 회의를 유치함으로써 APEC 출범 주도국이자 역내 중견국으로서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APEC은 환태평양 국가들이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국제기구다. 21개 회원국으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전 세계 주요국 정상이 모두 참석한다.
◇박 대통령, 역내 경제통합 가속화 행보=박 대통령은 필리핀 마닐라 인터내셔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3차 APEC 정상회의에서 역내 경제통합 방안 중 하나로 ‘중소기업의 국제화’를 제안했다. APEC 회원국의 경제 통합 및 역내 성장 방안의 핵심 방안으로 이를 제시한 것이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 국제화를 위해 APEC 역내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전장상거래 활성화, 중소기업 지식재산 사업화 매뉴얼 개발 사업 등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중소기업 국제화는 APEC 역내 기업의 97%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이 내수에서 벗어나 역내 및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한 수출기업으로 탈바꿈해 역내 경제통합도 촉진해 나가자는 개념이다. 2세션에선 청년, 여성 등 취약계층 지원과 농촌공동체 강화를 위한 APEC 차원의 공동 노력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창조경제 및 새마을운동 등 우리의 정책 성과와 개발 경험도 회원국들에 설명했다.
◇APEC 정상, FTAAP 진전 다짐=APEC 회원국 정상들은 역내 경제통합의 주요 수단으로 중국이 주도하는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구축 작업을 진전시키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상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지역경제 통합과 관련해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FTAAP의 궁극적 실현을 위한 절차를 진전시킨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APEC 회원국들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57%를 차지하고 있어 FTAAP가 현실화되면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하게 되지만 아직 검토 초기 단계에 있다. 정상들은 아울러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도 “성과를 확인했다”고 밝힌 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속한 타결 역시 독려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선 이례적으로 각국 정상들의 테러 규탄 선언도 적시됐다. 정상들은 “테러리즘이 자유롭고 개방된 경제를 지탱하는 근본 가치를 위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러 규탄 내용은 선언문 앞부분에 포함될 정도로 중요하게 처리됐다.
마닐라=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APEC 정상회의] 朴 대통령, 亞·太 경제통합 위해 ‘中企국제화’ 제안
입력 2015-11-19 22:09 수정 2015-11-20 0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