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공동 합의문을 발표하며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의 첫걸음을 뗐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 측은 부정적 기류가 강해 문·안·박 연대가 실현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文·朴은 합의, 安은 부정적=문 대표와 박 시장은 19일 서울시청에서 별도 회동을 갖고 당 혁신과 통합을 위한 협력 방안 모색에 합의했다. 두 사람은 합의문에서 “당의 혁신과 통합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헌신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안 의원의 근본적 혁신방안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시장은 현직 서울시장임을 감안해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박 시장은 회동에서 “어제 문 대표 제안을 세세하게 접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장이어서 이런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답했는데 마치 제안을 부정하는 것처럼 비쳐 굉장히 당황스러웠다”며 협력 의사를 밝혔다고 박광온 대표비서실장이 전했다. 이에 문 대표는 “적극 설득하고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김성곤 의원 등 새정치연합 3선 이상 의원 18명도 지지성명을 내고 문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안 의원 측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안 의원의 한 측근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론을 수렴하고 있는데 대부분 부정적 반응”이라며 “안 의원은 혁신을 하자고 했는데, 문 대표는 ‘내가 뭘 좀 줄 테니 같이 해보자’고 답한 것이라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고 했다. 안 의원의 ‘낡은 진보 청산’ 요구를 ‘새누리당 프레임’이라 했던 문 대표가 갑자기 ‘백번 옳은 말’이라고 입장을 바꾼 것을 믿을 수 없다는 얘기다. 안 의원은 24일 부산 기자간담회에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 주변에서는 탈당을 권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주류 “독단적 행동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비주류 진영의 반발은 확산되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입장문을 내고 “(문 대표의 조선대 발언은) ‘자신을 따르는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 달라’는 박근혜 대통령 말과 맥을 같이하는 섬뜩한 주장이자 호남민심 모독”이라며 “지도부와 상의 없는 독단적 행동을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문병호 의원도 라디오에 나와 “문 대표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며 “(문 대표) 태도가 지금과 같다면 문·안·박 연대가 돼도 만날 싸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의원은 주류·비주류 의원 간 협의체인 ‘7인 회동’ 불참도 선언했다.
최승욱 고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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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安·朴 연대’ 첫걸음은 뗐지만…
입력 2015-11-19 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