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혼인 갈수록 준다… 통계청, 2014 인구동태 통계

입력 2015-11-19 21:35

부부 중 1명이 외국인인 다문화 혼인이 급격히 줄고 있지만 다문화 부부 간 이혼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혼하는 다문화 부부 2쌍 중 1쌍은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법정에서 서로의 잘잘못을 가리는 재판을 거치고 있었다.

19일 통계청의 ‘2014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 혼인 건수는 2만4387건이었다. 1년 전에 비해 9.5% 감소했고 2008년(3만6629건)에 비하면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 나이 많은 농촌 총각과 어린 외국인 신부의 결혼이 줄기 때문이다. 정부는 베트남 신부 학대 사건 등 국제결혼이 사회문제가 되자 2011년부터 국제결혼 건전화 조치를 시행했다. 이민비자 심사 기준을 강화했고, 지난해에는 소득과 어학 요건도 추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아내 평균 나이차가 2008년 10.5세에서 지난해에는 7.4세까지 줄었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도 남자는 전년보다 0.3세 어려진 35.2세였고 여자는 0.6세 증가한 27.8세였다.

지난해 다문화 부부 이혼 건수는 1만2902건으로 2008년(1만2430건)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전체 국내 이혼 10건 중 1건은 다문화 부부 간에 일어났다. 다문화 부부 이혼 중 한국 남자와 외국 여자 부부의 이혼 비중은 52.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다문화 부부 이혼 통계에서 결혼생활을 분석해 보면 한국인 부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행한 것으로 보인다. 다문화 이혼 부부의 결혼 유지 기간은 평균 6.4년이었고, 5년 미만이 45.2%로 가장 많았다. 한국인 부부의 경우 20년 이상이 31.9%로 가장 많은 것과 대조적이다. 이혼 종류도 협의이혼(52.5%)과 재판이혼(47.5%) 비중이 비슷했다. 이는 한국인 부부 간 협의이혼 비중(80.9%)보다 28.4% 포인트 낮은 수치다.

세종=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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