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몰렌베이크는 이제 벨기에 정부가 아니라 이슬람 율법을 따르는 곳이 됐다.”
10년 전 벨기에 내 이슬람 극단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한 책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006년 벨기에 아마추어 여성 언론인 힌드 프라히(39)가 쓴 ‘이슬람 극단주의로의 침투’(사진)를 18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이 책은 당시 벨기에 일간지에 ‘작은 모로코의 첩보원’이라는 연재 기사로도 실렸다.
모로코 이민 가정 출신인 프라히는 이 책에서 최근 파리 테러를 계기로 불거진 벨기에 내 이슬람 극단주의 문제를 정확히 짚었다. 몰렌베이크는 인구 중 80%가 이슬람교도인 지역으로, 파리 테러범들의 은거지 역할을 했다. 당시 30세이던 프라히는 직접 두 달간 몰렌베이크에 살면서 이슬람 극단주의가 판치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프라히는 당시 이곳에 아랍어로 쓰인 이슬람 지하디스트 서적이 돌고 있다고 적었다. 네덜란드에서 출판된 이 책에는 신실하지 않다면 이슬람 신자 여부를 막론하고 복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비롯해 의회가 만든 법에 따를 필요 없이 이슬람 율법만을 따라야 한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또 프라히는 이 지역 이슬람 청년들이 학교도 그만두고 길거리를 배회하며 서구인들을 상대로 소매치기 등 범죄를 저지르는 걸 ‘성전(聖戰)’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프라히가 인터뷰한 청년들은 후일 테러 조직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히는 벨기에 정치인들도 이 문제를 알고 있지만 선거에만 관심 있을 뿐 굳이 손대려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벨기에에는 여전히 테러에 동참하고 싶어 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있다”고 경고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관련기사 보기]
[지구촌 IS와의 전쟁] 벨기에 이슬람 극단주의 위험성 경고한 책 10년 전에 있었다
입력 2015-11-19 2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