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마닐라 26위 중급 호텔 묵은 이유

입력 2015-11-19 20:27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필리핀 마닐라를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은 지 40년이 넘은 오래된 호텔에서 묵고 있다. 마닐라의 상업지구인 마카티에서도 상당히 떨어져 있는 센추리파크 호텔로 여행정보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 호텔 순위에서 마닐라 105개 호텔 중 26위에 불과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마닐라에 도착했을 당시 경찰 호위 차량이 센추리파크에 멈추자 많은 사람이 의아해했다고 19일 전했다. 시 주석과 중국 대표단이 센추리파크를 숙소로 정한 이유는 무엇보다 안전 때문이다. 시 주석 일행은 19개층 478개 객실을 보유한 호텔 전체를 임차했다. 시 주석이 마닐라에 도착하기 전날 밤부터 이미 외부인 출입이 금지됐고, 시 주석 일행과 호텔 직원들만 출입문 앞 도로 통행이 허용되고 있다. 이런 완벽한 안전 조치는 호텔 주인이 ‘중국에 애국심이 강한’ 화교이기에 가능했다. 호텔 소유주는 39억 달러(약 4조5450억원)의 재산을 소유, 필리핀 5대 갑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루시오 탄(81)이다. 지난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도 참석했다. 아들 마이클 탄은 “시 주석의 방문은 아버지의 열병식 참석처럼 가문의 영광”이라며 “장쩌민 전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 등 많은 지도자가 우리 호텔에 묵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장 전 주석은 1996년 APEC 정상회의 때, 후 전 주석은 2005년 필리핀 국빈 방문 때 센추리호텔을 숙소로 정했다.베이징=맹경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