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특급용병 계보, 안젤코→ 가빈→ 레오… 이번엔 ‘독일산’ 그로저가 잇는다

입력 2015-11-19 21:48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새 외국인 선수 괴르기 그로저(독일·사진)가 그동안 팀을 빛낸 특급 용병 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삼성화재는 안젤코(보스니아), 가빈(캐나다), 레오(쿠바)를 앞세워 남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7년 연속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지난 시즌 시몬(쿠바)을 영입한 OK저축은행에 패해 8연패가 좌절됐지만, 용병의 활약은 삼성화재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레오가 약속을 어기고 귀국하지 않자 임도헌 감독은 때마침 시장에 나온 그로저를 전격 영입했다. 앞선 용병들이 삼성화재에 와서 기량이 만개했다면 그로저는 이미 유럽리그에서 라이트 공격수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다는 점에서 기대가 더욱 컸다.

지난달 17일 팀에 합류한 그는 초반에는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18일 선두 OK저축은행전에서 서브 에이스 9개를 포함해 48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처음 맞대결을 펼친 용병 라이벌 시몬도 블로킹 6점, 서브 2점을 포함해 37점을 뽑았지만 그로저의 활약에 비할 바 못됐다. 서브 에이스 9개는 국내리그 한 경기 신기록(종전 8개·루니)이다.

그로저는 높이를 앞세운 평범한 강타보다 상대 블로킹을 따돌리는 시간차 및 이동공격을 자주 하며, 세터 유광우와의 호흡이 호전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토종 공격수의 화력이 미약한 삼성화재는 득점 선두(310점) 그로저의 강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가 팀에 합류한 뒤 삼성화재는 최근 4연승을 포함해 6승3패를 기록 중이다. ‘괴력 그로저’란 별명을 얻게 된 그의 활약으로 삼성화재는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 6승5패(승점 18)로 3위 현대캐피탈에 1점차로 따라붙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