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아마 설교 본문을 접하면서 대림절로 넘어가는 시점에 왜 갑자기 예수님이 빌라도에게 문초받은 내용을 언급하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혹시 사순절 본문을 잘못 선택한 것이 아닌지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오늘 이러한 본문을 다루는 이유는 22일이 교회력으로 ‘그리스도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빌라도는 예수님을 문초하면서 묻습니다.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네 말과 같이 내가 왕이니라.”
그리스도의 날은 1925년 교황 비오 11세가 제정했다고 합니다. 당시 세상에 퍼진 무신론과 세속주의 속에서 예수님을 참된 왕으로 모시기 위해 제정한 것입니다. 이날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왕권에 대해 축하하고, 그리스도의 통치권과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에 대한 기대를 품고 하루를 보냅니다. 여러분의 삶 가운데 정말 나는 예수님을 나의 왕으로 모시고 살고 있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쾌락과 물질의 노예가 되어 사는 건 아닌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을 섬기며, 예수님의 말씀을 좇아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삶을 살고 있는지 자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아직도 거듭나지 못한 세상 사람들처럼 내가 왕이 되어 세상을 사는 건 아닌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은 인류를 죄로부터 구원해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우리를 위해 치욕과 저주의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리고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습니다. 저와 여러분도 예수님을 본받는 그의 제자로 살며 주신 사명을 감당하다가 죽고, 다시 영광스러운 부활을 통해 하늘나라에 들어갈 것입니다.
지금도 권력을 잡은 이들은 자신들이 마치 세상의 왕이라 여기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주님은 지금도 온 세상을 다스리시고, 역사를 주관하시는 참된 왕이십니다. 또 예수님은 마지막 때에 세상을 심판하실 심판주로 재림하실 것입니다. 그런 전능하신 왕이요, 심판주이신 예수님을 여러분의 참된 왕으로 고백하시고 주님이 주시는 사명을 좇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특별히 왕이신 그리스도의 날에 오늘 하루라도 여러분의 삶 가운데 예수님을 만왕의 왕으로 모시고 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예수님은 유대 종교지도자들에 의해 붙잡혔고 고난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넘겨졌습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을 넘겨받고, 혹시 그가 유대 종교지도자들의 말처럼 메시아를 자처하며 민란을 일으키려는 자인가 확인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고 묻습니다. 예수님은 빌라도의 질문에 대해 자신의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음을 말씀하십니다. 아마 빌라도는 그러한 나라를 이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오늘날도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을 전부라고 여기고 작은 권력이라도 쥐기 위해 싸우고 다툽니다. 그러나 성도의 삶은 영원한 천국을 바라보는 삶입니다. 고난의 순간에도 고난의 십자가 뒤에 주어지는 영광과 축복을 기억하고 살아가야 합니다.
최태성 서울 대조동루터교회 목사
[오늘의 설교] 참으로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
입력 2015-11-19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