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를 직접 만드신 것이라는데.
“청년희망펀드의 키워드는 희망이다. 기성세대는 빵을 위해 힘든 것 참고 밤잠 설쳐가며 일했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행복을 위해 일하는 듯하다. 행복은 찰나적이다. 99% 기간 동안의 노력으로 1%의 행복이 만들어진다. 젊은이들은 행복이 영원할 거라 여기는데 이것이 바뀌어야 한다. 또 다른 행복을 위해 또 다른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이런 걸 교육하고 의식화해야 한다. 지식만 교육하다 보니 막연한 성공과 행복 개념만 있는 것 같다. 이런 의식변화 교육, 정신의 재무장, 가치기준 재설정 등이 필요하다.”
-희망이 구체화되려면.
“희망은 새로운 기회가 있을 때 생긴다. 새로운 기회는 변화가 있을 때 온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일본 미국 유럽이 변화하면 좇아 성장했다. 그런데 세계는 이제 평준화됐다. 기술도 지식도 사회환경도 평준화됐다. 이제는 변화를 좇아갈 수가 없고 한계에 봉착했다. 이젠 우리 청년들이 변화를 주도하면서 기회를 만들고 성장해야 한다. 그렇게 그들에게 희망을 주려 한다. 세계 변화를 주도하는 청년이어야 가치가 있고, 지속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재단 현판식 때 글로벌 청년 보부상 5000명을 육성하겠다고 했는데.
“30년 전에 비해 대기업은 커졌다. 대 기업은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성장했다. 그런데 중소기업의 크기는 아직도 요만하다. 우리나라 스타트업 기업이 성장하려면 지금 한국시장이 아니라 미래 세계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그런데 중소·벤처기업이 가장 어려운 게 시장 개척이다. 정부도 연구개발, 생산투자 자금은 대주는데 마케팅 자본은 대주지 않는다. 우리 청년 한 명을 희망펀드로 해외에 내보내 10억 매출을 올리면 국내 5명을 고용할 수 있다. 5000명이 나가 1년에 10억씩만 벌면 새 일자리 2만5000개가 창출된다. 청년희망펀드에서 교육받은 청년이 다른 청년 5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미션이 생긴다고 생각해보라. 생각만으로도 가슴 떨리는 일 아닌가.”
-1인당 연간 10억까지 매출 올릴 정도가 되려면 교육을 제대로 해야 할 텐데.
“우선 멘토링과 교육을 시작했다. 현재 멘토를 100명 정도 확보해 놨고 강의는 특강, 명망가 중심으로 하고 있다. 보부상 전문교육은 따로 준비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안은 12월 중 확정할 계획이다.”
-펀드가 애초 특정한 목표가 있어서 만들어진 게 아니고, 대통령이 먼저 나서서 생겨났다.
“이미 99%는 이뤄진 셈이다. 대통령이 펀드에 가입했다는 이 메시지가 이미 희망을 줬다. 지금까지 모두 825억원을 기부했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의 기부 자체가, 청년들에게 이만큼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희망을 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재단의 가장 큰 역할은 이런 기대에 엇나가지 않는 것이다.”
-벤처1호 기업인으로 어려운 경험이 많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해 오셨는지.
“세상이 편할 거라 생각하는 게 잘못된 것이다. 서울대 가면 편하게 잘 먹고 잘살 것이라고 믿었다면 그 생각이 잘못된 것이다. 현재의 대한민국이 광복 이후부터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면 1인당 4만 달러 대한민국은 기득권으로부터 해방돼야 한다. 많이 가진 이들만의 기득권뿐 아니라 자기 자신이 가진 기득권, 서울대 나온 이들로서의 기득권, 가난한 사람들의 기득권 말이다. 창조의 기본은 혁신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기득권을 버리고 고정관념을 버리는 순간 창조가 일어난다.”
-창업 붐이 일고 있는데 취업이 안 되니 창업하라는 건지, 창업이 좋아 창업하라는 건지 헷갈리는 시대다.
“창업해서 성공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취업하지 말고 창업해야 한다. 우리나라만큼 창업지원 많이 해주는 나라가 없다. 하지만 이제는 성공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줘야 한다. 창조가 아무리 좋아도 시장을 만들지 못하면 낭비다. 예를 들어 창조제품 초기 시장 육성 정책을 펴면 좋을 것이다. 청년희망재단 밑에 위원회를 만들어서 조건부로 팔 수 있게 해주는 식이다. 창업해서 물건을 팔 수 있을 때까지 인허가는 오래 걸린다. 그거 나올 때까지 조건부로 영업할 수 있도록 하자. 대신 매출의 일부를 공탁에 걸어 혹시 문제가 생길 경우 공탁금으로 해결토록 하면 된다.”
-청년희망펀드가 100개에 달하는 기존의 고용 관련 정책기관과 다를 게 뭐 있느냐는 얘기가 있는데.
“그 100개를 모아서 시너지를 내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뿐 아니라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 산업자원부 등의 정책을 다 모아서 빠르고 효과적으로 필요한 이에게 엮어서 가치창출을 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플러스알파를 만드는 게 우리 역할이다. 가장 효과적으로 가치를 창조할 수 있게 해주면 된다. 그게 융합이요, 창조다.”
황철주 이사장은
△경북 고령(56) △1985년 인하대 전자공학과 졸업 △1993년 주성 엔지니어링 창립 △2010년 벤처기업협회장 △2010년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2013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대통령 자문) △2013년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위원(대통령 자문) △2015년 청년희망재단 이사장
dhlee@kmib.co.kr
[데스크 직격 인터뷰-황철주 청년희망재단 이사장] “청년들, 변화 주도하고 기회 만들어야”
입력 2015-11-19 20:07 수정 2015-11-20 0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