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S와의 전쟁] 여성 테러 용의자 1명 폭탄 조끼 터뜨려 자폭

입력 2015-11-18 22:06 수정 2015-11-19 00:33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생드니에서 벌어진 파리 테러 용의자 검거작전에서 경찰특공대에 체포된 용의자가 끌려나오고 있다. 이날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용의자 2명이 사망하고 5명의 경찰이 부상했다. 로이터연합뉴스
18일 새벽(현지시간) 파리 북부 외곽 생드니에서 파리 테러 사건 용의자 검거작전 중 총격전이 발생해 용의자 2명이 사망하고 모두 7명이 체포됐다. 파리 테러 당시 사건에 직접 가담한 테러범이 8명이 아닌 9명으로 밝혀지면서 수사당국은 이번 테러의 ‘배후 조종자’로 부각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와 도주 중인 살라 압데슬람(26), 새로 드러난 ‘9번째 용의자’를 쫓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AFP통신 등 현지 언론은 테러 현장인 축구장 ‘스타드 드 프랑스’ 인근 생드니 중심가에서 프랑스 경찰과 테러 용의자들 간에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져 7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은 검경 관계자를 인용해 해당 건물에서 3명, 인근에서 남녀 2명이 체포됐으며 추가로 2명이 더 체포됐다고 전했다. 총격전 이후에도 경찰은 생드니 대성당을 중심으로 용의자 수색 작업을 계속했다.

AFP는 대치과정에서 여성 1명이 폭탄 조끼를 터뜨려 자폭하고 남성 1명은 수류탄 공격에 숨지는 등 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뉴스 채널 BFMTV는 자폭한 여성이 아바우드의 친척이며 그의 도피·은닉을 도운 인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교전이 진행되면서 이번 작전이 테러의 ‘몸통’으로 지목된 벨기에 국적의 극단주의자 아바우드를 검거하기 위한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그는 이번 작전에서 검거되지 않았고,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아바우드가 파리에 있었다”면서 시리아에 체류 중으로 알려졌던 그간의 정보를 뒤집었다. 사건 직후 벨기에로 도주했던 압데슬람이 아바우드와 행동을 같이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BFMTV는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경찰의 주 검거 대상은 아바우드이며 나머지 두 명은 압데슬람과 9번째 용의자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프랑스 경찰은 전날 사건 현장의 비디오 영상을 판독하는 과정에서 술집과 식당에 총격을 가한 테러범 중 1명의 존재를 추가로 확인했다. 이전까지는 현장에서 자폭하거나 경찰에 사살된 7명과 도주한 압데슬람 등 8명이 직접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었다. 하지만 범행에 사용된 차량이 찍힌 영상에서 압데슬람과 현장에서 자폭한 이브라힘 압데슬람 이외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명이 추가 확인되면서 경찰이 추적에 들어갔고 18일 새벽 검거 작전으로 이어졌다.

테러범들의 범행 준비와 실행 과정에 대한 수사도 진척을 보였다. 압데슬람이 파리 남동쪽 외각의 알포르트빌에서 호텔방 2개를, 현장에서 자폭한 그의 형 이브라힘이 파리 북동쪽 외각의 보비니에서 아파트를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언론들은 호텔방에서 폭탄 제조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와 튜브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보비니의 은거지에서 휴대전화 여러 대가 발견됐지만 무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CNN은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바타클랑 극장 인근 쓰레기통에서 휴대전화와 공연장 지도가 발견됐으며 공격 시간 직전 전송된 “준비완료. 가자”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영국 텔레그래프는 테러 이후 벨기에에서 체포된 공범 함자 아투(21)와 무함마드 암리(27)가 압데슬람을 벨기에로 데려가는 동안 프랑스 경찰에 세 차례나 검문을 당했지만 매번 무사히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벨기에 경찰은 이들의 거주지에서 폭탄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질산암모늄과 소총 탄약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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