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인적교류, 안전보장돼야” 아키노 대통령 “한국인 보호조치 확대”

입력 2015-11-18 21:57 수정 2015-11-19 00:36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다양한 협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양국 간 활발한 인적교류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양국 국민들이 상대국에서 안전하게 체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필리핀 정부가 우리 국민 보호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그간 한국 국민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보호조치를 취해 왔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호조치를 전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필리핀에서는 그동안 한국인 피살사건이 잇따라 보호조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번 회담에선 미·중 양국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는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오후 열린 APEC기업자문위원회(ABAC)와의 대화에 참석, 서비스산업 육성을 통한 아·태지역 성장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ABAC 대화 소그룹 토론에서 “서비스산업은 아·태지역 총생산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며 “역내 경제성장은 물론 청년, 여성 등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이를 집중 육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APEC에서 미·중 양국은 남중국해 문제 외에도 역내 경제 주도권 경쟁을 벌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ABAC 대화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실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ABAC 대화 토론 주제 중 하나였던 FTAAP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APEC 사무국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역량강화 사업’은 FTAAP 실현에 장애요인인 선진국과 개도국 간 협상 역량 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반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마닐라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국 간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TPP 협정의 조기 비준을 강조했다. 또 중국을 향해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을 위한 추가 매립 중단을 촉구했다.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필리핀에 대한 적극적인 방위 지원도 약속했다.

그러나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전날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주변국들이 불법 점거하고 있는 섬을 무력으로 빼앗을 수도 있다”며 “주변국과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무력 동원을 자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중국이 주둔 중인 일부 도서지역에 대해 (인공섬) 건설 활동을 하는 것은 완전히 주권 범위에 속하는 일”이라며 “다른 나라는 이러쿵저러쿵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마닐라=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