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文·安·朴 권한 공유 임시지도부 구성하자”

입력 2015-11-18 21:53 수정 2015-11-19 00:29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8일 광주 조선대에서 가진 특별강연에서 당 총선 지도부 개편 방향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8일 광주 조선대 특강에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와 관련해 “함께 총선을 치르는 임시 지도부 역할을 하면 좋겠다”며 “그렇게 된다면 그 두 분과 당 대표의 권한을 함께 공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삼두체제’로 당을 이끌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안철수 의원은 “당을 걱정하는 분들의 의견을 더 들어 보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통합과 혁신에 대한 바람은 간절하지만 지금은 시장으로서 (현행법상) 나설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강력한 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연대 당사자들이 애매한 입장을 밝힌 데다 일부 최고위원 등이 반발하고 있어 문·안·박 연대가 성사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문·안·박 지지 합치면 새누리당보다 높다”=문 대표는 특강에서 문·안·박 연대를 재차 제안하며 “앞으로 선거를 치를 공동선대위라든지, 선거기획단이라든지, 총선 정책 준비단, 인재 영입 등을 (문·안·박 연대가)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안·박 연대와 관련해 “세 사람의 지지를 합치면 새누리당 지지보다 높다”며 “함께 힘을 합치면 그 자체가 국민과 우리 당 지지자에게 희망이 될 뿐 아니라 여러 가지 혁신, 인재 영입, 인적쇄신, 공천혁신을 해낼 수 있는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문·안·박 연대를 위한 선결 조건과 관련, “3인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 합의를 위해 열심히 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편으로는 당내에서 광범위한 정치적 합의를 통해 받아들여줘야 한다”며 “필요하면 당무위원회·중앙위원회를 소집해서 함께 논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안 의원이 제시한 혁신안에 대해서도 “백번 옳은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혁신과 단합, 인적쇄신, 나아가 당의 문화를 바꾸는 보다 더 근본적 혁신들, 또 우리 의원들의 기득권 내려놓기, 결기, 이런 것들이 다 제대로 된다면 저는 언제든지 대표 자리를 내놓고 백의종군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文 “공천권 나누는 옛날 정치 안돼”=문 대표는 자신을 향한 비주류 비판에 대해선 공천을 위한 ‘흔들기’로 규정했다. 문 대표는 “지금 저를 흔드는, 끊임없이 우리 당을 분란의 상태처럼 보이게 만드는 그런 분들도 실제로는 자기 자신의 공천권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총선 공천과정에서 누구나 똑같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에게도 보장을 해드릴 순 없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당내에는 단합을 명분으로 오히려 혁신을 거부하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아직도 대단히 강하다”며 비주류 진영을 겨냥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이제는 공천권을 서로 나누는 옛날식 정치는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면 국민으로부터 지지받을 수가 없다”며 “당장은 그런 약속을 하면 당내가 좀 조용해져서 단합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것은 진정한 단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호남에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는 여론조사와 관련해 “호남에서 민심이 저와 우리 당에 대해서 매섭게 야단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하나는 우리 당이 기대한 만큼 야당답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생각하고, 또 하나는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광주=고승혁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