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은 ‘기록하는 사람들(호모아키비스트)’이다. 개개인의 기록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웹 클라우드, 하드디스크,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에 쌓인다. 기록의 방식도 다양해졌다. 문서, 사진, 그림 뿐 아니라 음원, 동영상으로도 기록할 수 있다.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고 기록하면서 기억해낸다. 책은 기록하려는 인간, 기록들을 수집하려는 인간, 수집된 기록을 해석해서 다른 것을 창조하려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도서관에서 책과 연애하다’ ‘책 읽고 싶어지는 도서관디스플레이’ 등을 쓴 북큐레이터다.
저자가 책 전문가인 만큼 다양한 책과 기록물을 예로 들며 ‘기록의 의미’를 설명한다. 세월호 참사, 9·11 사태, 위안부에 대한 기록처럼 역사적인 사건 뿐 아니라 조선시대 일상사, 비틀스가 바꿔놓은 영국 리버풀의 풍경, 서울 홍대 거리 변천사 등을 통해 기록의 의미를 짚어준다.
책은 보통 사람들의 기록물이 가진 공공성에 특히 주목한다. 저자의 표현을 옮겨오면 이렇다. “개인의 기록이 사회의 기록이 되고 사회의 기록은 다시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마침내 질적 변화가 일어난다. 변화는 새로운 기록을 만들며 우리네 삶은 더 강건해질 것이다. 문수정 기자
[손에 잡히는 책-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 변화의 시작, 기록
입력 2015-11-19 1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