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블 메이커’ 샤를리 엡도… ‘파리 테러’ 만평 또 논란

입력 2015-11-18 21:59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저지른 파리 테러를 소재로 그린 만평(사진)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발행된 샤를리 엡도 1217호 표지에는 몸에 총알구멍이 난 남성이 샴페인을 들이켜는 그림이 실렸다. 남성이 들이켠 샴페인이 총알구멍으로 쏟아져 내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그들은 총을 가졌지. 엿 먹으라고 해. 우리에게는 샴페인이 있다”는 글이 함께 실렸다.

이에 대해 ‘리스(Riss)’라는 필명을 쓰는 작가 로랑 소리소는 같은 호에 실은 글에서 “살인자들(IS)이 없애려 했던 지난 금요일(13일) 밤의 자유 역시 우리 삶을 구성하는 모든 자유에 포함된 것”이라며 이번 만평이 테러에도 아랑곳 않는 파리 시민들의 의연함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테러 희생자들의 모습을 희화한 것은 잘못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데일리메일은 “희생자 유가족에게는 결코 웃을 수 없는 그림일 것”이라며 “(지난 1월 직접 테러를 당했던) 샤를리 엡도의 작가들 역시 테러를 눈앞에서 목격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샤를리 엡도를 거론하며 파리 테러에 대해 말하려다 된서리를 맞았다. 그는 이날 파리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샤를리 엡도 테러에는 특정한 초점, 정당성, 아니 정당성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사람(테러범)들이 화난 이유나 근거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번 파리 테러가 무차별적 테러임을 강조하려는 발언이었지만 마치 샤를리 엡도 테러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