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자전거 ‘따릉이’ 시민의 새로운 발이 됐다… 2000대가 시내 5개 지역 누벼

입력 2015-11-18 22:11
서울 여의도의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 서울시는 자전거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지난달 새롭게 개편했다. 곽경근 선임기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조모(27)씨는 지난달부터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대신 집 주변의 대여소를 찾아 ‘따릉이’에 올라탄다. 서강대교를 건너 여의도 직장까지 채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회사 앞에 대여소가 있어 반납도 손쉽다. 조씨는 18일 “기분이 상쾌하고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새로운 시민의 발, 따릉이=‘따릉이’는 새로운 대중교통수단을 만들겠다며 서울시가 야심차게 내놓은 공공자전거의 이름이다. 지난달 15일부터 자전거 2000대가 도심(종로·중구), 상암, 성수, 신촌, 여의도 등 시내 5개 지역을 누비고 있다.

가까운 대여소 144곳에서 자유롭게 대여·반납할 수 있다. 대여소는 주로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주변에 설치됐다. 버스나 지하철로 편리하게 환승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용료도 저렴한 편이다. 1일권(1000원)을 구입하면 하루 종일 횟수 제한 없이 빌려 탈 수 있다. 1년 정기권은 3만원이다. 따릉이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만 15세 이상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시민들의 반응도 좋다. 지금까지 2만9890명이 가입했고 7만3962번 이용했다.

서울시의 자전거 대여 서비스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18개 구는 대여소 59곳을 운영하며 자전거 3295대를 유·무상으로 빌려주고 있다. 한강 등 공원사업소에서도 자전거 2112대를 대여하고 있다. 하지만 구나 공원사업소별로 운영주체가 다르다보니 빌린 곳에서 반납해야 하는 등 불편이 컸다. 통근용보다는 레저용으로 쓰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아직 갈 길 멀어=중구 광장시장의 상인 김모(57·여)씨는 따릉이를 탈 때마다 위태롭다고 했다. 자전거 우선도로가 설치된 청계천로에서 주로 타는데도 그렇다. 트럭이 자전거도로를 침범하기 일쑤고 도로에 주·정차된 차나 오토바이를 피해 곡예운전을 해야하는 탓이다. 김씨는 “자전거는 좋은데 맘 편히 탈 곳이 없다. 자전거를 배려하는 운전 문화가 아쉽고 자전거 도로도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릉이가 새로운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으려면 안전하게 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시내에 자전거도로 489.5㎞가 있지만 이 가운데 전용도로는 149.2㎞에 불과하다. 차와 보행자를 피해야 돼 안전하게 운행하기도 힘들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서울시내 자전거 사고는 2010년 2847건에서 2014년 4065건으로 급증했다. 자전거 사고에 따른 부상자도 2010년 2933명에서 2014년 4295명으로 크게 늘었다. 한만정 한국자전거단체협의회 회장은 “자전거 전용도로를 확충해 안전하게 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자전거 안전교육도 더불어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내년에 대여소 250곳을 설치하고 자전거 5000여대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보행자전거과 관계자는 “2020년까지 시내 전역으로 따릉이를 확대 시행해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