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슬람 테러단체를 추종하는 인도네시아 출신 국내 불법체류자를 체포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테러 관련 혐의는 SNS에 개인적 동조 의사를 밝힌 수준이다. 경찰은 그의 집에서 대형 칼 등을 압수했다. 지난 8년간의 국내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청은 불법체류하며 국제 테러단체 ‘알 누스라 전선’을 추종해온 인도네시아인 A씨(32)를 검거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혐의는 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과 출입국관리법 위반, 위조 사문서 행사다.
‘승리의 전선’이라는 뜻의 알 누스라 전선은 2011년 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알 바그다디의 허가를 받아 설립된 시리아 반군이다. IS를 추종하거나 IS와 연계된 단체는 아니다. 2012년 12월 미국은 알 누스라 전선이 알카에다 지원을 받아 시리아 내 혼란을 부추긴다며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2007년 위조 여권을 이용해 국내에 들어온 A씨는 최근 수개월간 페이스북에서 알 누스라 전선에 동조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지난 4월 국내 산행 중 알 누스라 전선 깃발을 흔드는 영상을 올렸고, 지난달에는 서울 경복궁에서 알 누스라 전선의 상징 문양이 새겨진 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올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테러단체 탈레반의 지도자에게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충남 아산 자택에서 A씨를 검거했다. 집에서는 일명 ‘람보칼’ 1점과 BB탄을 사용하는 M-16 모형소총 1정 등을 압수했다.
A씨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로부터 직간접 지시를 받았거나 실제 테러행위를 계획한 적이 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슬람 극단주의자인지도 불분명하다. 경찰은 당초 보도자료를 통해 ‘이슬람 원리주의 서적 다수를 압수했다’고 밝혔다가 브리핑 때는 “원리주의 서적인지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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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테러단체 ‘알 누스라 전선’ 추종 불법체류 인도네시아인 체포… 행적 조사
입력 2015-11-18 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