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나선특구에 18조 투자… 대외 웹사이트에 계획 공개

입력 2015-11-18 22:42
북한이 중앙급 경제특구인 나선(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나선경제특구)에 대한 외국인 자본 유치를 포함한 18조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혔다. 대중(對中) 관계 개선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평양 방문 등 북한이 최근 적극적인 대외 제스처를 취하면서, 조만간 ‘개혁·개방’ 노선을 가속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북한은 18일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 ‘내나라’에 나선경제무역지대 투자 관련 설명자료를 게재했다. ‘산업구 개발대상’ ‘관광지 개발대상’ ‘국내기업 투자대상’ ‘투자항목’ ‘투자정책’ ‘세금정책’ ‘기업창설 절차’ 등 7개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했다. 이 웹사이트는 국어 외에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 등 9개 언어로 운영되지만, 이 자료는 영어·중국어·러시아어로만 번역돼 공개됐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자본 유치에 각별히 공들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자료에서 철도·도로·공항·항만 등 인프라 건설, 컴퓨터·통신설비·전자제품 등 전자산업, 자동차·경공업기계·공작기계·농업기계 등 장비제작산업, 방직·피복 등 경공업, 관광업, 농업, 금융업 등 분야에 대한 투자를 특별히 장려한다고 명시했다.

북한은 관광지 개발 대상으로 신해국제회의구와 비파섬생태관광구, 해상금관광지구, 창진동식물원, 갈음단해수욕장, 웅상해양체육관광지 등 10곳을 선정했다. 산업구 개발은 나진항물류산업구, 신흥경공업구, 안화·동명개발구, 안주국제상업구, 관곡공업구 등 9곳이다. 이를 위해 북한은 산업구 개발에 92억1693만 달러(약 10조8000억원), 관광지 개발에 62억6375만 달러(약 7조3000억원) 등 총 154억8068만 달러(약 18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특히 나선경제특구를 단순한 산업·무역지구가 아닌 마이스(MICE, 기업회의·인센티브관광·국제회의·전시사업)의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북한은 신해국제회의구와 관련, “각종 국제회의 주최와 봉사제공, 해수욕 관광과 거북선 해상전투장면 등 관광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추진휴가 및 별장촌’에는 해수욕장과 골프장 등 위락시설과 더불어 ‘고려치료(한의학)시설’도 계획돼 있어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한은 6개 기업에 대해 합영 또는 합작 형태로 외국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나선종합식료공장, 나진영예군인일용품공장, 나진음료공장, 선봉온실농장, 선봉피복공장, 나선영선종합가공공장 등 주로 농업·경공업 분야 기업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