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인생 노숙인과 함께… 복음으로 희망 전할 것” 서울역 무료급식 단체 신석출 장로

입력 2015-11-18 19:52 수정 2015-11-18 20:00
㈔참좋은친구들 신임 이사장 신석출 장로(오른쪽)와 부인 손환기 권사가 18일 서울역 노숙인들에게 저녁 배식을 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서울역 노숙인을 위한 무료급식단체 ㈔참좋은친구들(구 예수사랑선교회)이 최근 임시총회를 열고 새 이사장에 현 후원회장 신석출(69·참좋은교회) 장로를 선출했다.

신임 신 이사장은 18일 서울 중구 청파로 참좋은친구들 사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높이 오르려 하지 않아도 되고 경쟁자도 없어 평안한 이곳에서 노숙인과 함께 제2의 인생을 보내려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 이사장은 “없는 사람을 도와주고 평생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은 바람이 비로소 이뤄져 기쁘다”며 “정신·육체적으로 힘들어하는 노숙인들에게 복음을 전함으로써 희망을 찾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다음달 1일부터 참좋은친구들 시설 일부를 수리한다. 노숙인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실내 인테리어와 전기 공사를 새롭게 하는 것이다. 그는 “기독교 시설답게 입소자들은 술을 마시면 안 되고 예배에 참석해야 한다. 목욕시설도 갖추려고 한다”며 “헐벗고 주리고 집을 잃은 노숙인들이 와서 밥을 먹고 찬양을 부르다 교화돼 바른 길로 가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추운 겨울을 앞둔 이 시점에서 교회들은 노숙인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부흥과 성장에 치우친 나머지 소외계층을 돌보는데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노숙인들에게 밥을 제공하지 않으면 강절도 등 더 큰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많은 노숙인들이 국밥 한 그릇을 먹기 위해 찾아온다. 예수 믿는 크리스천으로서 어떻게 이들을 외면할 수 있겠는가”라며 관심과 협력을 호소했다.

신 이사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공직에 몸담았다. 40여 년 전 장모가 안수기도를 받고 병이 낫는 것을 보고 믿음 생활을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섬김과 나눔의 기쁨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그는 오랫동안 서울 청량리 가나안교회에서 후원회장을 맡아 후원금 마련 및 정기후원자 섭외, 무료 급식배식 등 봉사활동을 했다. 참좋은친구들을 만난 건 2009년이다. 그때부터 기도와 물질, 자원봉사 등으로 후원했다.

참좋은친구들은 1992년부터 서울역 지하와 남산공원 파고다공원 독립문공원 등에서 노숙인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과 진료활동을 펼치고, 국내외 긴급구호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해온 기독교 봉사단체다. 그러나 최근 참좋은친구들은 재정적 위기에 빠지면서 결국 이달 초 무료 배식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메르스 등의 여파로 후원자들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매일 밤마다 추위와 굶주림으로 떨고 있을 노숙인들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면서 “제 인맥과 노하우를 총 동원해 참좋은친구들이 다시 활발하게 사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02-754-0031·trulygoodfriends.org).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