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토종 거포 문성민, 옛 명성 되찾나

입력 2015-11-18 21:30

문성민(현대캐피탈·사진)과 김요한(KB손해보험)은 군에 간 박철우(삼성화재)와 더불어 최근 10여 년간 한국배구를 견인해온 토종 공격수다. 신예 송명근(OK저축은행), 전광인(한전)에게 국가대표 주 공격수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그들은 용병급 공격수로 위상을 더해가고 있다. 나이가 먹어 점프력이 떨어졌음에도 노련미를 더하면서 팀에서는 여전히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문성민과 김요한이 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프로배구 2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문성민의 승리. 문성민은 후위 공격 4득점, 서브와 블로킹으로 3점씩 모두 17점을 올리며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공격 각 3개 이상 성공)을 달성하고 팀의 3대 1 승리를 이끌었다. 2011년 3월 1일 이후 1723일 만에 거둔 개인 통산 3호 트리플크라운이다.

김요한도 블로킹 3개, 서브 2개를 포함해 19점으로 분전했다. 후위 공격으로도 8득점이 있었다. 서브득점 1개만 있었다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할 수 있었다.

비록 승부에서는 문성민이 승리했지만 이들의 개인 경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올 시즌 이들은 나란히 10게임에 출전해 169점으로 득점 공동 6위에 올라 있다. 토종 공격수로는 가장 많은 득점이다. 하지만 공격성공률에서 51.99%를 기록한 김요한이 앞선다. 이날 문성민의 공격성공률은 34.37%로 저조했지만 고비마다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그래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여전히 그를 신뢰한다. 중요한 순간 용병 대신 문성민을 활용한 공격을 펼치는 이유다. 31.4%에 달하는 공격점유율로 오레올과 함께 팀이 18일 현재 3위(6승4패)를 지키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김요한은 가시방석이다. 팀이 LIG손해보험에서 KB손해보험으로 주인이 바뀌었지만 1승9패로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다. 모든 게 자기 책임인양 부담스럽다. KB손해보험이 반등을 노리기 위해서는 그의 활약이 절대 필요하다. 김요한은 용병들을 제치고 서브 3위(세트당 0.343개)에 오를 만큼 팀 기여도가 절대적이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