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농협 검찰 수사] 농협중앙회 간부 줄줄이 구속… 뼈 아픈 역사 언제 그치려나

입력 2015-11-18 18:52 수정 2015-11-18 22:09

최근 드러나고 있는 농협 비리들을 보면 농심(農心)을 멍들게 하는 ‘비리 대포’인 셈입니다.

농협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이달 13일 사료업체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농협중앙회 간부 장모(53)씨와 김모(52)씨, 차모(47)씨를 구속했습니다.

앞서 9월 검찰은 협력업체에서 대가성 금품을 받은 혐의로 농협중앙회 팀장급 직원 성모(52)씨도 구속했습니다. 성씨는 NH개발 건설사업본부장으로 파견 근무하던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골프 접대와 함께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농협 협력업체에서 거액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경주 안강농협 전 이사 손모(63)씨가 구속기소됐습니다.

농협 비리 수사가 늦어도 올해 안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원병(69) 농협중앙회 회장 거취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수사 향방이 최 회장을 직접 겨냥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농협중앙회 회장이 선출직으로 바뀐 이후 취임한 역대 회장은 모두 구속됐습니다. 한호선 1대 회장(1988∼1994년)과 원철희 2대 회장(1994∼1999년), 정대근 3대 회장(1999∼2006년)까지 모두 횡령 및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형 이상을 선고받았습니다.

최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포항 동지상고 동문으로 이 전 대통령보다 5년 후배입니다. 최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07년 12월 농협중앙회장에 선출돼 2011년 한 차례 연임했습니다. 임기는 2016년 2월까지로 농협중앙회 회장 외에 농민신문사 이사회 의장 등을 겸임하면서 7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습니다.

검찰 수사가 무조건 ‘깃털’ 보다 ‘몸통’을 향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농협 일부의 비리거나 고위층이 미처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무죄가 나올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농협 내부가 방만하고, 사내 개혁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은 피해갈 길이 없어 보입니다. 농협 홈페이지 윤리경영 페이지에 실소가 나오는 순간입니다.

조현우 기자 can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