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에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가 내년 총선과 당내 갈등 수습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다. 문 대표 등 주류는 문·안·박 연대를 통해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사자인 안철수 의원이 “당의 큰 변화와 혁신에 대한 문 대표의 결단이 우선”이라며 재차 거부 의사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와 상황을 보는 시각 자체에 큰 차이가 있다”며 “혁신 방안에 대해 두 달 전부터 구체적으로 제안했는데 그간 아무런 변화와 통합 시도가 없었다. 지금도 (문 대표가) 같은 주장을 해 정말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 성장을 위한 공정3법’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공천 작업 등 선거체제로 돌입을 먼저 하자, 그건 아니라고 본다”며 “저에게 어떤 자리를 준다든지 그건 완전히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의 주도로 당내에서 혁신 논의를 하는 것이 우선이며 그것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총선 필패’가 예정돼 있다는 것이 안 의원의 인식이다. 안 의원은 지난 9월부터 ‘낡은 진보 청산’ ‘당 부패 척결’ ‘새로운 인재 영입’ 등 세 가지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10가지 혁신 방안도 내놨다.
문 대표는 18일 예정된 광주 방문에서 안 의원의 제안에 대해 답을 내놓기로 했다. 문·안·박 연대를 통해 사실상 안 의원과의 공동지도체제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관심들이 많으니까 (광주에서) 아무래도 말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도 “어떤 방식으로든 안 의원에게 화답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문 대표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면서도 “문 대표는 연대 결과가 공천 지분 ‘나눠먹기’로 귀결되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주류 측에서는 안 의원을 압박했다.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과거의 리더십이 아닌 미래의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는 (문·안·박) 세 분이 힘을 모으고 지혜를 모아야 된다”며 “문·안·박 세 분이 힘을 합치면 더 파괴력이 있고,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의원은 총선 전망이 어두운데도 당 대표가 가만있는 것을 직무유기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안 의원은 혁신 추진에 대한 문 대표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을 경우 이르면 20일 ‘중대 발표’를 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의 거취 문제까지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안 의원 측은 “지금은 (혁신 촉구 외에)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까지 가 있다”며 “여론을 들어보고 최종 발표 수위를 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18일 창당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창당 실무 절차에 본격 착수한다. 천 의원은 향후 일정과 함께 전윤철 전 감사원장과 윤덕홍 전 부총리를 포함한 추진위원회 명단도 공개할 예정이다. 전 전 감사원장은 김대중정부에서 기획예산처 장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거친 ‘경제통’이다. 윤 전 부총리는 전국민주화교수협의회 공동의장을 지냈고 노무현정부 시절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직에 올랐던 ‘교육 전문가’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안철수 “혁신이 우선”… ‘文·安·朴 연대’ 기로에
입력 2015-11-17 22:25